"다시 만나면 경찰서 갈 것"…김정은 찾은 러 연해주 경비 삼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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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아르툠-1역 이르는 도로·길목마다 군경 배치
김정은 러 해공군 전력 시찰…도로 차단에 시민들 SNS에 불만 올려 "다시 만나면 경찰서로 갈 수 있다. 계속 이동하라."(아르툠 현지 경찰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16일(현지시간) 극동 연해주를 찾은 가운데 이날 오전 일찍부터 방문 지역에서는 현지 당국의 강도 높은 보안과 검문·검색으로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러시아 당국은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타고 이날 오전 연해주 아르툠-1역에 도착할 것에 대비해 일찌감치 이 역사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와 길목 곳곳에 경찰과 군인 등을 배치했다.
아르툠-1역은 김 위원장의 최종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곳이다. 혹여나 김 위원장 도착 시간을 놓칠까 봐 기자는 현지 시각으로 오전 6시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를 몰고 출발했다.
1시간가량 뒤인 오전 7시께 역진입로 부근에 도착하자 이미 그곳에는 러시아 보안요원 등이 검문·검색을 실시 중이었고, 기자가 운전하는 차 역시 막아 세웠다.
또 출입자 명부에 기자 이름이 없다며 더 이상 진입할 수 없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려 인근 도로로 다시 빠져나온 뒤 졸음을 쫓기 위해 갓길에 잠시 차를 세웠다.
하지만 이내 경찰차 1대가 차 앞을 막아섰고 경찰관 한명이 다가와 "기차역에는 왜 갔느냐. 갓길에 차를 세운 이유가 뭐냐"며 따지듯이 물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경찰관은 기자증과 자동차 면허증 등을 줄 것을 요구했다.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기자 얼굴과 차 번호판도 찍었다.
그는 휴대전화로 다른 인원과 몇차례 통화하더니 "도로에서 또 만나면 경찰서로 갈 수 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관계자와 매체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이날 오전 8∼9시 아르툠-1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승강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과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손에 꽃을 든 이 지역 초등학생 등이 그를 맞이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열차에 싣고 온 리무진으로 갈아탄 뒤 가까운 크네비치 군 비행장으로 이동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러시아 항공우주군 주요 장비를 둘러봤다.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미그(Mig)-31I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미사일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투폴레프(Tu)-160 등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 3대도 시찰했다.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공군 최신 전투기 모델인 수호이(Su)-34, Su-30SM, Su-35S, Su-25SM3 등도 소개했다.
앞서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 도착 하루 전날 미리 연해주로 와 볼쇼이카멘에 있는 핵 추진 잠수함 수리·현대화 시설인 즈베즈다 조선소와 아르세니예프에 있는 러시아 신형 공격용 헬기인 Ka-52 생산 공장 등을 시찰했다.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나온 김 위원장은 이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극동 지역 매체 프리마메디아는 이날 오전 11시 32분 텔레그램 계정에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 행렬이 극동연방대학교가 있는 루스키섬으로 향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을 올렸다.
이어 낮 12시 58분에는 김 위원장 일행 차량이 루스키섬 진입 전 추르킨 지역 해군부대를 방문한 사실도 알렸다. 이후 김 위원장은 마셜 샤포시니코프 러시아 대잠호위함을 시찰하기 위해 태평양함대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과 함께 루스키섬 인근 울리스만에 정박한 샤포시니코프함에 승선하자 세르게이 메르쿨로프 함장이 이들을 맞이했다.
이어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사령관이 함정 특성과 대잠 무기 등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전력 현대화 사업에 따라 함정에 탑재된 '우란' 대함 미사일 시스템과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시스템 등 첨단무기 체계 등을 비롯해 항법 장치 등을 둘러봤다.
또 시찰이 끝난 뒤 방문 기념 선물로 러시아 함정 모형을 받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후 3시 20분이 지난 현재 김 위원장은 루스키섬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루스키섬으로 통하는 루스키대교는 출입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러시아 당국은 김 위원장 차량 행렬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아르툠에서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까지 약 33㎞에 이르는 우회 도로 구간의 차량·보행자 통행도 전면 차단했다.
이런 까닭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블라디보스토크를 북한에 팔았느냐" 등의 불만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김 위원장은 루스키섬 안에 있는 극동연방대 방문 등 남은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밤늦게 또는 오는 17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극동 도시 시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러시아를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9년 4월 24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박 3일 동안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북한으로 돌아간 바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러 해공군 전력 시찰…도로 차단에 시민들 SNS에 불만 올려 "다시 만나면 경찰서로 갈 수 있다. 계속 이동하라."(아르툠 현지 경찰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16일(현지시간) 극동 연해주를 찾은 가운데 이날 오전 일찍부터 방문 지역에서는 현지 당국의 강도 높은 보안과 검문·검색으로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러시아 당국은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타고 이날 오전 연해주 아르툠-1역에 도착할 것에 대비해 일찌감치 이 역사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와 길목 곳곳에 경찰과 군인 등을 배치했다.
아르툠-1역은 김 위원장의 최종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곳이다. 혹여나 김 위원장 도착 시간을 놓칠까 봐 기자는 현지 시각으로 오전 6시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를 몰고 출발했다.
1시간가량 뒤인 오전 7시께 역진입로 부근에 도착하자 이미 그곳에는 러시아 보안요원 등이 검문·검색을 실시 중이었고, 기자가 운전하는 차 역시 막아 세웠다.
또 출입자 명부에 기자 이름이 없다며 더 이상 진입할 수 없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려 인근 도로로 다시 빠져나온 뒤 졸음을 쫓기 위해 갓길에 잠시 차를 세웠다.
하지만 이내 경찰차 1대가 차 앞을 막아섰고 경찰관 한명이 다가와 "기차역에는 왜 갔느냐. 갓길에 차를 세운 이유가 뭐냐"며 따지듯이 물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경찰관은 기자증과 자동차 면허증 등을 줄 것을 요구했다.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기자 얼굴과 차 번호판도 찍었다.
그는 휴대전화로 다른 인원과 몇차례 통화하더니 "도로에서 또 만나면 경찰서로 갈 수 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관계자와 매체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이날 오전 8∼9시 아르툠-1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승강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과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손에 꽃을 든 이 지역 초등학생 등이 그를 맞이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열차에 싣고 온 리무진으로 갈아탄 뒤 가까운 크네비치 군 비행장으로 이동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러시아 항공우주군 주요 장비를 둘러봤다.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미그(Mig)-31I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미사일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투폴레프(Tu)-160 등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 3대도 시찰했다.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공군 최신 전투기 모델인 수호이(Su)-34, Su-30SM, Su-35S, Su-25SM3 등도 소개했다.
앞서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 도착 하루 전날 미리 연해주로 와 볼쇼이카멘에 있는 핵 추진 잠수함 수리·현대화 시설인 즈베즈다 조선소와 아르세니예프에 있는 러시아 신형 공격용 헬기인 Ka-52 생산 공장 등을 시찰했다.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나온 김 위원장은 이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극동 지역 매체 프리마메디아는 이날 오전 11시 32분 텔레그램 계정에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 행렬이 극동연방대학교가 있는 루스키섬으로 향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을 올렸다.
이어 낮 12시 58분에는 김 위원장 일행 차량이 루스키섬 진입 전 추르킨 지역 해군부대를 방문한 사실도 알렸다. 이후 김 위원장은 마셜 샤포시니코프 러시아 대잠호위함을 시찰하기 위해 태평양함대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과 함께 루스키섬 인근 울리스만에 정박한 샤포시니코프함에 승선하자 세르게이 메르쿨로프 함장이 이들을 맞이했다.
이어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사령관이 함정 특성과 대잠 무기 등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전력 현대화 사업에 따라 함정에 탑재된 '우란' 대함 미사일 시스템과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시스템 등 첨단무기 체계 등을 비롯해 항법 장치 등을 둘러봤다.
또 시찰이 끝난 뒤 방문 기념 선물로 러시아 함정 모형을 받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후 3시 20분이 지난 현재 김 위원장은 루스키섬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루스키섬으로 통하는 루스키대교는 출입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러시아 당국은 김 위원장 차량 행렬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아르툠에서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까지 약 33㎞에 이르는 우회 도로 구간의 차량·보행자 통행도 전면 차단했다.
이런 까닭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블라디보스토크를 북한에 팔았느냐" 등의 불만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김 위원장은 루스키섬 안에 있는 극동연방대 방문 등 남은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밤늦게 또는 오는 17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극동 도시 시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러시아를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9년 4월 24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박 3일 동안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북한으로 돌아간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