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증 '친환경' 녹색기업 감소세 지속…"인센티브 부족"

100곳 아래로…녹색기업의 환경 법규 위반도 이어져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고 정부가 인정한 기업인 '녹색기업'의 수가 계속 줄고 있다. 녹색기업이 환경법령을 어기는 일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현재 녹색기업은 97곳으로 100곳 아래로 줄었다.

녹색기업 지정제는 1995년 시행됐다. 당시엔 명칭이 '환경친화적기업'이었다.

2011년 210개에 달했던 녹색기업은 지난 10여년간 지속해서 줄었다.

신규로 녹색기업이 되는 기업은 수도 2013년 8곳에서 지난해 2곳으로 감소했다. 2017~2019년에는 신규 지정 기업이 매해 1곳 뿐이기도 했다.

'환경에 신경을 쓰는 기업'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각종 환경법령상 보고·검사 의무도 면제받을 수 있는 녹색기업의 인기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인센티브 부족'이 꼽힌다.

환경법령을 앞장서 지켜야 할 녹색기업이 규제를 어기는 일이 지속해 발생하는 것도 녹색기업 수가 감소하는 이유다. 환경부 의뢰로 진행된 '녹색기업 지정제도 개선 및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이 작년 12월 과거엔 녹색기업이었으나 현재는 아닌 기업 86곳 담당자를 설문조사한 결과 '녹색기업 지정 기간이 만료된 뒤 재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53.5%로 최다였고 지정취소는 29.1%, 자진 반납은 17.4%였다.

재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인센티브 부족'을 고른 경우가 16.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는 '회사 방침 등 기업 사정', '원 단위 목표 달성 및 중장기 목표 수립 어려움', '환경법령 위반 등으로 인한 재지정 반려'가 각각 11.1%씩 꼽혔다.

녹색기업 지정이 취소된 사유는 '환경법령 위반'이 76%,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받은 경우'가 24%였다.

실제 녹색기업 환경법령 위반행위 적발 건수는 2010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301건에 달한다.

녹색기업이 비녹색기업보다 친환경적인 것은 사실이다.

녹색기업 지정제도 개선 및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제품, 식음료,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제조 등 제조업 3개 업종 녹색기업과 비녹색기업을 비교했을 때 2019~2021년 3년간 폐기물 배출량을 제외하고 용수·에너지·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수실오염물질 사용량·배출량에서 녹색기업 쪽이 더 적었다.

연구진은 녹색금융 환경성 평가나 방위사업청 물품 적격 심사, 환경책임보험 보험료 산출 등에서 가점을 부여하거나 상향하는 등 녹색기업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지정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한편 3년(현재 2년) 내 환경법규를 위반했으면 지정될 수 없도록 하는 등 지정기준을 엄격히 하자고 제안했다. 김영진 의원은 "더 많은 기업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동참하도록 환경부가 녹색기업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다만, 인센티브만 노리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으니 관리·감독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