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이 횟집에 버젓이…정부, 1년간 조사 안했다

사진=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나팔고둥이 횟집에서 유통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울릉도 오징어 회타운에서 나팔고둥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보를 받고 한 시민단체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다.나팔고둥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해양수산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국가보호종이다. 식용 고둥류를 통발로 어획하는 과정에서 나팔고둥이 함께 잡히거나 형태가 유사한 고둥류와 섞여 횟감으로 유통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지난해 7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나팔고둥이 혼획·유통되지 않도록 주민 홍보와 현장 계도를 강화하는 내용의 합동 보호 대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 합동 보호 대책 발표 이후 두 부처 간 전국적으로 국가보호종 혼획·유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는커녕 보호 대책 시행과 관련돼 주고받은 공문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종 보호‧관리 주체인 지방환경청의 활동도 거의 없었다는 게 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특히 울릉도를 관할하는 대구지방환경청은 1년이 넘도록 아무런 홍보·계도 활동을 펼치지 않다가, 최근(9월 13일)에서야 처음으로 국립생물자원관, 경북도, 울릉군과 함께 울릉군 소재 업체 불법판매 여부 현장 조사를 나갔다.이은주 의원은 “매번 정부는 문제가 생기면 대단하게 문제해결을 할 것처럼 요란하게 홍보만 하고, 뒤돌아서면 그걸로 끝”이라며 “정부 합동 대책이라면서 멸종위기종이 어디서 어떻게 불법 유통‧판매되고 있는지 전수조사조차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