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사라진 두 장관…"시진핑 인사 검증 능력에 의문"

'부패 조사설' 리상푸 中국방장관 3주째 모습 감춰
리상푸 외 군수뇌부 2명도 최고군사회의 불참
사진=AFP
중국 리상푸 국방장관과 친강 전 외교장관 등 고위직이 잇따라 자취를 감추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모두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발탁한 인사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인사 검증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중국 국가 중앙군사위원회의 정치 교육 관련 회의에는 7명의 위원 중 3명이 불참했다. 참석자는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과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 장성민 기율위원회 서기 등 4명이다.중앙군사위 위원 중 한명인 리 장관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 기조연설 이후 3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 등도 이번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리 장관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리 장관과 관련된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며 “누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든 (중국과)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 장관과 친 전 장관 모두 시 주석이 발탁했다면서 과거와 달리 시 주석이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특히 중앙군사위 기율감찰위원회는 7월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 상장과 로켓군 정치위원 쉬중보를 갑자기 해임하기도 했다.리 장관은 2018년 러시아 무기를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었지만, 올해 3월 인민해방군 얼굴 역할을 하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년 간 로켓군의 예산이 확대됐으며 무기 구매 과정에 횡령, 뇌물 등이 종종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반면 시 주석이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자신이 발탁한 인사를 내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라일 모리스 연구원은 “중국에 고위 간부 인사 검증을 하는 대규모 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일은 시 주석에게 당혹스러운 상황이고 중국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역설적으로 임기 초에도 누군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시 주석의 힘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