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직원 70%가 불만…성과 평가 방식 바꿔라
입력
수정
지면A33
전준수 이랜드사회복지재단 이사장·前 이랜드 CHO2022년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성과 평가에 불만을 갖고 있고, 절반은 결과를 받은 뒤 퇴사나 이직을 고민한다고 했다. 이를 보면 평가야말로 기업에서 당장 중단해야 할 첫 번째 경영 행위다. 피터 드러커도 “평가가 성과에 기여한 증거는 없다”고 했지만, 추종자들조차 그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다음 세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1) 개인별 연간 평가 중단해야
3년 연속 인사고과 A를 받은 사람과 1년 A, 나머지 2년 C를 받은 사람 중 누가 더 회사에 크게 기여했을까? 일반적으로는 전자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J 부장은 부동산 베테랑이었다. 업무 특성상 결과물을 얻는 데 시간이 걸렸고, 매년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의 평가는 해마다 들쑥날쑥했고 이직 고민도 했다. 그런데, 3년 전 그가 매입한 부동산이 큰 계열사보다 수익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후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고 당당히 이사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어떻게 하면 이런 오류를 막을까? 한 가지 방법은 ‘직장 생애공헌 평가’를 하는 것이다. 창업자의 시각으로 “이 사람의 공헌이 뭐지?” “이 사람이 없었으면 오늘의 회사가 있을 수 있었을까?” 질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 포상, 승진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직원들은 회사의 평가 능력과 진정성을 믿고 더 큰 성과를 내려는 열망을 갖는다. 반면 단기 평가는 공정이나 공평 이슈에 휩싸이기 쉽고 평가 자체에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한다. 물론 연간 조직목표 달성 평가는 필요하며, 결과에 따라 조직 차원의 보상 등 조치를 하면 된다. 중기적으로는 승진이나 발탁을 통해 인정해줄 수 있다.
(2) 최종 고객 평가가 필요하다
축구 경기에서 아무리 점유율이 높아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최종 고객이 만족하고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면 어떤 행위도 비용일 뿐이다. 열심히, 더 잘할수록 비용은 상승한다. 최근 맥도날드나 스타벅스가 고객을 통해 평가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고객이 평가에 응하면 무료 쿠폰도 준다. 고객들은 직원이나 서비스 평가에 참여하면서 본인이 존중받고 그 브랜드의 주인이 된 느낌에 더욱 충성 고객이 된다. 물론 보이지 않지만 뒤에서 중요한 톱니바퀴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인정해줄 방법은 있다. 분명한 것은 고객의 최종 평가가 모든 오류나 논란을 매듭짓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내부 평가 외에 최종 고객 평가가 들어와야 한다.(3) 평가 목적 다시 생각해야
평가 때문에 감동받고 새 마음으로 일하게 됐다고 하는 경우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자주 공평과 공정 이슈에 휩싸인다. 승진 시기가 가까운 사람, 상사와 접촉을 자주 한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공정과 공평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까? 인사 관점에서 ‘불만족’의 반대는 ‘만족’이 아니라 ‘불만족하지 않음’이다. 공정이나 공평은 문제 해결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소극적 관점이다. 핵심은 평가가 성과와 성장으로 이어져서 인적·물적 자산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직원 개발과 성과 평가를 통합해야 한다. 일의 과정에서 수시 피드백과 코칭을 통해 성장과 성과를 돕고, 그 결과를 중기적으로 승진·보상 등과 연계할 수 있다. 평가에 초점을 두면 사람은 언제나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이 된다. 반면 성장과 개선에 초점을 두면 성과에 집중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간 조직목표 달성 평가는 하되, 개인 연간 평가와 줄 세우기는 중단해야 한다. 대신 생애공헌 평가나 중장기 평가로 전환해 몰입을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최종 고객 평가를 통해 평가 자체에 매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직원 개발과 성과 평가를 통합해 성과와 성장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이런 세 가지 변화가 있다면 평가의 원래 목적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직원의 70%가 불만족하는 평가 방식을 바꾸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