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배우] '아버지 연기'로 눈시울 적시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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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1964년 연극 ‘춘향전’으로 데뷔한 배우 전무송은 국내 연극계 ‘대부’로 불린다. 1962년 우연히 남산 드라마센터 개관 공연 ‘햄릿’을 보고 연극의 매력에 빠졌다. 같은 해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 학생 모집 공고를 보고 곧장 원서를 내 입학했다.
'한국 연극계 대부' 전무송
전무송의 연극 인생은 배고프고 고달팠다. 빈곤에서 벗어나고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만다라’(1981)에 승려로 출연하면서다. 이 작품은 두 승려의 모습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종교 영화다. 전무송은 이 영화의 승려 역으로 대종상에서 신인상과 남우조연상을 탔다.전무송은 국내 연극계에서 손꼽히는 ‘아버지 연기’의 대가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은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가족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가장 윌리 로먼을 연기했다. 전무송은 원작을 국내 상황에 맞게 번안한 ‘아버지’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
전무송은 19일 개막하는 연극 ‘더 파더’에서 다시 아버지를 연기한다. 그가 연기하는 80세 치매 노인 앙드레는 흐려지는 기억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아버지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실제 부녀지간인 배우 전현아와 함께 아버지와 딸 역으로 무대에 선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