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침체' 리스크 피하려면? 올해 15% 오른 '여기'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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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성장·AI 랠리 힘입어 '신흥국 소형주' 인기중국 침체 영향을 피하기 위한 투자처로 '신흥국 소형주'가 떠오르고 있다.
중국 비중 절반 넘는 '신흥국 대형주'는 부진
기준 금리 인하 시 차입비용 줄어 더 뛸 수도
닷컴버블·금융위기 발생했을 땐 '매도 1순위'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MSCI 신흥시장 소형주 지수는 올해 들어 14.7% 상승했다. 지난 14년 간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 대형주 지수는 2.5% 오르는 데 그쳤다. MSCI는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 지수다. 분석가들은 올해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배경을 '국가별 편중'에서 찾았다. 대형주 포트폴리오는 중국 기업 비율이 높아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을 정면으로 받은 반면, 소형주 포트폴리오에는 인도 기업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이 많아 성장하는 인도 경제와 AI 열풍의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아시시 추 루미스세일즈앤코 매니저는 "중국 비중을 축소하고 인도, 대만, 한국을 우선순위에 둔 포트폴리오는 두 범주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최대 스테인리스강 제품 제조업체인 진달스테인리스와 철도 사업체인 레일비카스니감은 인도 경제 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100% 이상 올랐다. AI 관련주도 급등했다. 대만 주문제작생산(OEM)업체 위스트론과 반도체 설계사인 글로벌유니칩 주가는 올해 각각 255%, 131% 뛰었다. 브라질 교육기업 이둑스파티시페이션도 103% 급등했다. 올해 204% 급등한 한국 에코프로비엠도 성공한 신흥국 소형주 투자 사례로 꼽힌다. MSCI 대형주 지수는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했다. 포트폴리오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인 탓이다. 특히 올해 29% 하락한 중국 온라인플랫폼 기업 메이투안, 43% 하락한 중국 웹사이트 사업체 JD닷컴(징동닷컴)가 상승세를 끌어내렸다. 올해 초 힌덴버그그룹이 내놓은 인도 아다니그룹 공매도 보고서도 지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취리히율리어스베어 은행 네나드 디닉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소형주가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소형주는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차입 비용을 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형주는 높은 수익률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신흥시장 소형주는 가장 먼저 매도되곤 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등이 대표 사례다. 당시 MSCI 소형주 지수 수익률은 대형주 수익률을 30% 가량 밑돌았다. 신흥국 특유의 정치적 간섭, 거버넌스 문제 등도 소형주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