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미쳤다"…女 유튜버 성인용품 ASMR 영상 논란

"제 소신과 생각대로"

/사진=유튜브 채널 하쁠리 영상 캡처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유튜버가 남성용 성인용품 기구를 이용한 ASMR 영상을 만들어 논란이다.

지난 14일 ASMR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하쁠리는 자신의 채널에 '미친 소리'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1시간 16분 분량의 영상에서 하쁠리는 일본의 한 성인용품 업체가 만든 달걀 모양의 남성용 성인용품을 손으로 만지며 다양한 소리를 냈다.

하쁠리는 영상 소개에 "이 계란을 알게 된 건 몇 년 전이었다"며 "당연히 간식 아니면 장난감인 줄 알았는데, 댓글을 보고 적잖게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리에 홀딱 반해서 당장 찍고 싶었는데, 제품이 제품이니만큼 조심스러웠다"며 "여러분께 제가 느꼈던 팅글을 꼭 전해드리고 싶어서 결국 몇 년 만에 큰 결심을 하고 사서 찍어봤다"고 전했다.

이어 "(시청자) 대부분이 성인이고, 이게 나쁜 게 아니니까"라며 "소리가 정말 미쳤다. 우리 집중해서 소리에 귀 기울여보라"고 추천했다.

그런데도 비판과 논란이 이어지자 "영상에서 성이 연상되는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으나, 소재가 소재인지라 불쾌해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며 "여러분의 의견 모두를 존중하지만, 이곳은 어찌 됐건 제가 운영하는 공간이고, 제 소신과 생각대로 영상을 만들고 업로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하쁠리는 "저는 섹스와 자위, 생리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면서 언급을 부끄러워하거나 죄스러워하거나 흉측스러워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저도 옛날식 성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 그런 표현을 하는 것에 있어서 완전히 개방된 사람은 못되지만 그래도 죄의식을 느끼지 말자는 생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ASMR에 사용된 물건이 "범죄에 사용되는 게 아니다"며 "어느 연령층에서든 건강한 남성이라면 사용해도 무방한, 오히려 사회에 무해한 것이다. 이런 좋은 도구들이 많이 나와서 성범죄가 많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주장했다.

하쁠리의 해명에도 해당 콘텐츠가 미성년자도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성인용품 자체가 성적인 의도가 담긴 제품이 아니냐"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결국 하쁠리는 해당 콘텐츠의 댓글 기능을 닫았다.

영상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는 상황이다. 7일 전에 올라온 과자 먹방 ASMR 영상이 18일 오전 8시 30분 기준 조회수 10만회, 5일 전에 올라온 타로 ASMR이 3만8000회지만, 해당 영상 조회수는 13만회를 넘겼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