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2026년부터 6년간 고척돔·목동구장서 셋방살이하나

서울시, 돔구장 건립계획 발표…잠실구장 허물고 3만석 규모 돔구장 건립
서울시, 잠실주경기장 개조 활용안 반대…두 구단은 TF팀 만들어 대응키로
서울시 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에 프로야구계가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가 18일 발표한 잠실 돔구장(가칭) 건립 계획에 따르면,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공사 기간인 2026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총 6시즌 동안 임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두 구단은 공사 기간 잠실구장 인근에 있는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해 활용하겠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시가 안전상의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어렵게 됐다. LG와 두산 중 한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함께 쓰고, 다른 한 구단은 키움의 옛 홈구장이었던 서울 목동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폐쇄형 구조의 돔구장을 짓는 신축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총건설비는 약 5천억원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칭·주간사 ㈜한화)가 사업을 맡을 예정이다. 경기장은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으로 지어지며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이 마련된다.

서울시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부럽지 않은 최신식의 야구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공사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2031년 말까지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LG와 두산은 2025시즌까지 잠실구장에서 홈 경기를 치른 뒤 2026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총 6시즌 동안 임시 구장에서 경기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야구위원회(KBO)와 LG, 두산 구단은 임시 구장 활용안과 관련해 서울시와 이견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와 두산은 잠실주경기장 개조안을 희망한다.

현재 축구장과 종합경기장으로 쓰는 잠실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1만7천석 규모의 임시 대체 야구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날 "안전 확보가 쉽지 않다"라며 "고척스카이돔, 목동구장,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인천SSG랜더스필드 등 기존 구단과 나눠서 쓸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구단이 서울시 밖의 야구장을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무려 6년의 세월 동안 연고지를 이동한다면 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내에 있는 고척스카이돔과 목동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지만, 이 역시 어려운 문제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서울 목동구장은 조명과 소음 문제로 야간 경기를 안 치른 지 오래"라며 "당장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재개한다고 하면 인근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인 LG와 두산의 고민이 가장 크다.

일단 두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합동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대응하기로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적합한 방안을 찾아보겠다"라며 "팬들과 선수단이 공사 기간 최고의 환경에서 관람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무엇보다 팬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라며 "팬의 입장에서 적절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일단 서울시와 계속 협의하겠다"라며 "두 구단이 공사 기간 잠실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임시 구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희망한 만큼, 해당 방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