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출시까지 6개월…LG유플, 신사업 속도전

애자일 조직 올들어 두 배 늘려
사업 권한 부여하고 책임 안물어
"진행 프로젝트만 59개 달해"
6개월. LG유플러스에서 새로운 상품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통상 1년~1년6개월이 걸리던 상품 기획·출시 과정이 올해 들어 3분의 1 수준으로 짧아졌다. LG유플러스가 애자일 조직(사진)을 활성화하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 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스쿼드’로 끝나는 애자일 조직 13개를 신설했다. 지난해 기준 13개였던 애자일 조직이 26개로 늘어났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올해 초 “사업 조직의 절반은 애자일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기민하게 움직이는 소조직을 늘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올해 신설한 스쿼드 13개 중 6개는 미디어 분야를 맡고 있다. ‘돈번당스쿼드’ ‘놀이마당스쿼드’ 등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에 맥을 못 쓰고 있는 미디어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메타버스, 로봇 등 신사업 관련 스쿼드도 운영 중이다.

각 스쿼드는 특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움직인다. 팀원 누구나 수시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사업 추진 결정 권한도 각 스쿼드에 있다. 의견이 나오면 ‘일단 해보자’고 사업화를 추진하는 사례가 여럿이다. 해보고 안 되면 과감히 철수하고, 실패에 따른 책임도 묻지 않는다.

지난달 출시한 ‘환승구독’ 요금제가 스쿼드 조직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환승구독은 7개 방송사 콘텐츠 VOD 11만여 편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아이디어를 낸 채우선 돈번당스쿼드 책임은 “기획부터 출시까지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은 스쿼드여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LG유플러스는 연말부터 환승구독의 후속작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쿼드 차원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59개”라며 “신사업 발굴과 출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