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건강 위협하는 기후변화…제약·바이오 기업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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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열대화 시대에 접어들며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 발병률과 사망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 치료제를 신속히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장성이 주목된다[한경ESG] 돈 되는 ESG ETF - 헬스케어 ETF

간접적 영향은 기후변화가 생태계 변화나 대기, 수자원, 식품 시스템 품질 저하를 유발하면 위생 수준 악화, 면역력 약화로 이어져 감염병 발생 및 확산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특히 질병을 매개로 하는 곤충이나 동물이 사람들의 거주지에 확산돼 감염병을 유발할 수 있어 크게 우려된다. 2019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물론,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2012년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대표적이다.
기후변화와 질환 간 상관관계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수차례 예고됐다. 온실가스배출 시나리오별로 차이가 있지만, 모든 시나리오에서 미래 전반기까지 연평균 기온의 상승폭이 비슷한 수준인 것과 달리 후반기로 가면 시나리오별 격차가 심화된다. 기상청 데이터를 보면 이미 우리나라의 온난화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2010년 이전만 해도 열대야가 연속된 ‘최장 지속 일수’가 해마다 열흘을 넘긴 적이 없지만, 최근 3년간 매년 10일을 넘겼다. 빨라도 7월 중순 무렵 시작되던 열대야는 2022년에는 6월 26일, 2023년에는 6월 28일에 시작되었고, 서울에서는 1935년 이후 처음으로 9월에 관측됐다.
높은 온도와 습도의 조합은 ‘열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 온열질환을 유발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열 스트레스 지수가 30℃ 이상일 때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우리나라는 모든 권역에서 현재 9일 미만으로 발생하는 극한 열 스트레스 발생일(32℃ 이상)이 21세기 후반엔 6월 중순부터 9월 중하순까지 90일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거 폭염 일수와 온열질환자 수, 습도와 온열질환자 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질환의 상관관계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치료제와 약품 수요 증가
그러나 거론되는 많은 기술 중 상당수는 여전히 개발 단계이며, 상용화된 기술이 있더라도 산업을 전환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온 인류가 합심해 온실가스배출을 중단한다 해도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를 즉시 멈출 수는 없다. 전지구적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기온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사람들은 건강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건 시스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병률이 높아지는 특정 질환 치료제와 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에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거나 새롭게 등장한 질병의 치료제를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역량을 지닌 제약사에 성장 기회가 도래할 것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회적가치와 미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ESG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