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리비아 구호작업 난항…지뢰밭 헤치고 식수 찾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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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규모 집계도 혼선…"동부 군벌, 구호에 걸림돌 되고 있어" 댐 붕괴에 따른 대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본 북아프리카 리비아가 재난 상황 수습과 구호 활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내전 여파로 제대로 작동하는 중앙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정확한 인명피해 규모도 파악되지 않는 가운데 외국에서 지원받은 구호물자가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생존자들은 안전한 식수도 식량도 없이 남겨져 홍수에 떠내려온 지뢰 등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찾아 나서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리비아 홍수로 지금까지 3천900여 명이 사망하고 약 9천 명이 실종됐다고 전날 밝혔다. 유엔은 지난 16일까지 적신월사 집계를 인용, 사망자가 최소 1만 명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기반으로 희생자 수를 대폭 정정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생존자 수색이 진행 중인 만큼 정확한 희생자 규모 파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익사자인 탓에 사망자 신원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시신이 물속에 오래 방치된 탓에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지 의료진은 시신에서 그나마 신원 파악이 가능한 부위를 찾아 DNA 표본을 채취하고 있다.
다만 시신을 수습해갈 유족이 살아있을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생존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번 대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은 현재 학교, 임시 보호소 등에 머물고 있다고 OCHA는 전했다.
지인 집에 의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상자 치료도 차질을 빚고 있다.
병원 건물에까지 물이 들어차 있어서다.
리비아 동부 베이다의 한 병원장은 홍수가 병원 저층에 있는 의료 기기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생존자가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는 추가 인명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홍수에 떠밀려온 지뢰는 생존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리비아에는 오랜 내전으로 지뢰가 곳곳에 묻혀 있었는데, 이번 홍수로 지뢰가 물에 떠내려와 추가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홍수로 현지 수원(水源)이 오염된 탓에 생존자들은 지뢰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물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리비아 국립질병통제센터는 "일반 식수는 오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데르나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이를 그냥 이용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한 현지 관계자는 하루에만 설사 등 발생 사례 약 150건이 보고됐다고 16일 밝혔다.
데르나에 머무는 한 생존자 와스피는 "우리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고 소문에만 의지하고 있다"면서 "물도 없고 자원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을 위한 국제 원조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리비아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 구호 자원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오랜 내전을 겪은 리비아에서는 현재 유엔의 인정 아래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와 동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 등 크게 두 세력이 대립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LNA를 이끄는 하프타르 장군과 그의 아들들이 외국이 보내온 인도적 구호물자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기보다는 통제력을 행사하고 정권을 선전하는 데에 재난대응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의 리비아 전문가 에마데딘 바디는 "군의 존재는 구호 제공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은 회피하고 희생자들을 비난하면서도 상황을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군부 세력이 아니라 자원봉사자와 의료팀, 적신월사, 외국 수색구조팀이 주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엔 리비아지원단 대표 압둘라 바실리는 리비아가 국제 원조를 관리하는 투명한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생존자들은 안전한 식수도 식량도 없이 남겨져 홍수에 떠내려온 지뢰 등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찾아 나서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리비아 홍수로 지금까지 3천900여 명이 사망하고 약 9천 명이 실종됐다고 전날 밝혔다. 유엔은 지난 16일까지 적신월사 집계를 인용, 사망자가 최소 1만 명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기반으로 희생자 수를 대폭 정정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생존자 수색이 진행 중인 만큼 정확한 희생자 규모 파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익사자인 탓에 사망자 신원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시신이 물속에 오래 방치된 탓에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지 의료진은 시신에서 그나마 신원 파악이 가능한 부위를 찾아 DNA 표본을 채취하고 있다.
다만 시신을 수습해갈 유족이 살아있을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생존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번 대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은 현재 학교, 임시 보호소 등에 머물고 있다고 OCHA는 전했다.
지인 집에 의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상자 치료도 차질을 빚고 있다.
병원 건물에까지 물이 들어차 있어서다.
리비아 동부 베이다의 한 병원장은 홍수가 병원 저층에 있는 의료 기기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생존자가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는 추가 인명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홍수에 떠밀려온 지뢰는 생존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리비아에는 오랜 내전으로 지뢰가 곳곳에 묻혀 있었는데, 이번 홍수로 지뢰가 물에 떠내려와 추가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홍수로 현지 수원(水源)이 오염된 탓에 생존자들은 지뢰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물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리비아 국립질병통제센터는 "일반 식수는 오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데르나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이를 그냥 이용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한 현지 관계자는 하루에만 설사 등 발생 사례 약 150건이 보고됐다고 16일 밝혔다.
데르나에 머무는 한 생존자 와스피는 "우리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고 소문에만 의지하고 있다"면서 "물도 없고 자원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을 위한 국제 원조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리비아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 구호 자원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오랜 내전을 겪은 리비아에서는 현재 유엔의 인정 아래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와 동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 등 크게 두 세력이 대립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LNA를 이끄는 하프타르 장군과 그의 아들들이 외국이 보내온 인도적 구호물자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기보다는 통제력을 행사하고 정권을 선전하는 데에 재난대응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의 리비아 전문가 에마데딘 바디는 "군의 존재는 구호 제공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은 회피하고 희생자들을 비난하면서도 상황을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군부 세력이 아니라 자원봉사자와 의료팀, 적신월사, 외국 수색구조팀이 주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엔 리비아지원단 대표 압둘라 바실리는 리비아가 국제 원조를 관리하는 투명한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