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음식 만들지 말고 살까요?"…가격 비교해보니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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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름세에 식재료 값 급등추석 명절상에 간편식을 올리는 가구가 늘고 있다. 직접 재료를 사서 명절상을 차리기보다 완제품을 사는 게 더 저렴해지면서다. 추석을 열흘 앞두고도 사과 한 알에 6000원을 훌쩍 넘을 만큼 물가는 치솟는 중이다.
저렴·간편한 완제품 인기
18일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수도권 지역 차례상 품목가격 조사 결과)는 전통시장은 30만9000원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9000원(3%) 올랐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7990원(2%) 오른 40만328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 기록이다.특히 폭염과 폭우가 겹치면서 성수용품인 과일값이 치솟았다. 사과는 3개 값이 전통시장에선 1만5000원에서 2만원, 대형마트는 1만4900원에서 1만9600원으로 올랐다. 과일은 이른 장마로 착과율(나무에 과일이 열리는 비율)이 떨어지면서 비싸졌다. 게다가 탄저균 감염까지 겹치면서 공급량이 줄었다. 밤(800g 기준) 가격은 전통시장이 7000원에서 8000원, 대형마트는 1만760원에서 1만1680원으로 뛰었다. 햅쌀(2㎏ 기준) 역시 전통시장은 5000원에서 6000원, 대형마트는 8450원에서 9990원으로 오름세다.
상황이 이렇자 직접 재료를 구매해 명절상을 차리기보다 완제품을 사는 게 더 싸다. 한 명절 상차림 대행업체의 경우 2~3인분은 25만원에, 4~5인분은 3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의 프리미엄 상차림 상품들도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이 압구정 한정식 식당 예향의 레시피를 담은 ‘예향 상차림 세트’는 30만원 수준이다. 13만원대로 가성비가 높은 제품인 ‘제사상 세트’도 있다. 롯데백화점에선 소고기 뭇국과 고기산적, 동그랑땡, 동태전, 나물류, 약과 등으로 구성한 표준 차례상을 35만원에,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경상도 차례상 선물세트’를 39만원, ‘전라도 차례상을 36만원에 내놨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설 명절 때 간편 상차림 매출이 전년 설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가정간편식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증가세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추석 음식 준비 수고를 덜어줄 간편식이 잘 팔렸다. 지난해 추석 전과 비교해 축산 가공식품(30%), 간편 조리식품(15%), 즉석밥·컵밥(46%) 등의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편의점 GS25에서는 매년 설날, 추석 전에 내놓는 명절 도시락이 출시 직후 도시락 카테고리 1위 상품으로 오를 만큼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차례를 간소화하게 지내려는 트렌드 확산으로 간편한 상차림을 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치솟은 물가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