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악재에 반도체株 찬바람…코스피 2600 무너져

"ASML 등에 납품 연기 요청"
삼성전자·SK하이닉스 2% 하락

일각 "반도체 4분기 실적 개선"
미국발 반도체 시장 불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 이상 떨어졌다. 최근 높은 주가 상승세를 보이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수요 회복이 더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시적 바닥 다지기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에 국내도 하락세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800원(2.50%) 떨어진 7만2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도 2.78% 하락한 11만9000원에 마감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반도체 장비 업체에 납품 연기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반도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지난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주요 공급사에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납품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공급사 중에는 하이엔드 반도체 제조의 필수 장비인 석판인쇄(리소그래피) 업체 ASML도 포함됐다.

이 소식에 TSMC 주가는 15일 2.43%, ASML은 4.06% 떨어졌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16.81달러(3.69%) 급락한 439달러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01%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TSMC의 납품 연기 요청이 반도체 수요 회복 지연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TSMC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MC는 “인공지능(AI) 부문을 제외하면 반도체 수요가 예상만큼 좋지 않다”고 했다.

상승세 꺾인 반도체 소부장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들도 이날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6.04% 떨어졌고 유진테크도 약세(-0.11%)를 보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에 납품한다. 유진테크는 반도체 기판 위에 박막을 형성하는 저압화학증기증착(LPCVD) 장비를 생산한다.

최근 한 달간 유진테크와 주성엔지니어링 등 소부장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유진테크와 주성엔지니어링은 18일까지 한 달간 각각 28.59%, 17.49%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5.40%, SK하이닉스는 2.23%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관련주 하락세가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TSMC발 이슈는 불확실한 우려일 뿐”이라며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하며 이날 코스피지수는 1.02%(25.56포인트) 하락한 2574.72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26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86%(7.74포인트) 내린 891.29에 거래를 마쳤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