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CEO 연봉 상승률 40%"…美자동차 노조 주장은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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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 근거로 내세웠지만…미국자동차노조(UAW)가 사상 처음으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 3사의 동시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3사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이 4년간 40% 가깝게 인상됐다는 주장을 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UAW는 이 주장을 바탕으로 해당 업체 노조원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CEO 연봉 인상폭이 그만큼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4년간 GM 34%, 포드는 21%↑
스텔란티스는 사실상 24% 삭감
UAW가 파업에 들어간 지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업계에선 실제 3사 CEO의 연봉이 4년간 급격하게 올라갔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3사 CEO 중 유일하게 2019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메리 배라 GM CEO는 4년간 연봉이 약 34% 올랐다. 제임스 팔리 포드 CEO는 지난해 약 2100만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2019년 CEO였던 짐 해킷이 받은 1740만달러보다 21% 많은 액수다.
스텔란티스는 비교가 어렵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프랑스 PSA그룹이 2021년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이라 연도별 비교가 쉽지 않다. 또 유럽 기업인 탓에 미국 기업인 GM, 포드와 다른 급여 기준으로 임원 급여를 공개한다. UAW에 따르면 지난해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CEO는 2019년 당시 마이크 맨리 피아트크라이슬러 CEO보다 77% 많은 2346만유로를 받았다. 스텔란티스는 CEO 연봉을 공개할 때 과거에 준 주식의 현재 가치를 포함한다.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연봉이 뛴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주식을 받은 뒤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의 평균치를 계산해서 연봉에 포함시킨다.
임원 연봉 등과 관련한 데이터 제공 업체인 이퀼라에 따르면 미국 기업 기준으로 통일하면 타바르스 CEO의 연봉은 2022년 2195만유로로 2019년 당시 맨리 CEO가 받은 2904만유로에 비해 24% 줄어든다.그렇다 하더라도 CEO와 일반 직원의 임금 격차는 엄청난 것으로 분석됐다. GM은 2022년 직원 평균 급여가 8만34달러로 근로자가 CEO 연봉을 받으려면 362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는 같은 기준으로 281년이 소요된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2년 보수가 0원으로 공개됐지만 공식적인 급여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 CEO가 주식으로 받은 성과보상을 현실화할 경우 2021년 기준 7억3700만달러다. 해당 연도 일반 직원 급여는 4만723달러로 머스크 CEO만큼 돈을 벌려면 약 1만800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