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류 유감' 밝힌 유엔 보고관 "IAEA 장기적 환경평가 부족"

野 의원들, 오염수 유엔 진정사건 자료 전달…"국민들 안전 크게 우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추진 당시 유감을 표시했던 유엔 특별보고관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방류의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부족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마르코스 오렐라나 유엔 독성물질·인권 특별보고관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서 민주당 우원식·양이원영 의원 및 송기호 변호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고 우 의원 등이 전했다.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은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수행한 안전성 평가에 관한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IAEA는 일정한 기준을 갖고 평가한 것이지만 30년 이상의 긴 시간에 걸쳐 방사성 핵종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평가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답했다.

또 "한국 정부가 국제해양법에 근거해 이 사안을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하는 방법이 있는데 왜 하지 않는지 큰 의문"이라고 언급했다고 우 의원 등은 설명했다.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아 달라는 진정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기한 점과 관련해서는 "저와 제 선임은 이 사안을 관심 있게 보고 있고 신속하게 진정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이 속한 OHCHR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의 평소 입장과 대체로 합치한다고 확인했다.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은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2021년 4월 성명을 통해 "100만t의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건 환경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인 우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 송 변호사는 면담 자리에서 독성물질을 잘 몰라 빚어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거론한 뒤 "대안 검토 없이 이뤄진 방류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IAEA의 수장이 (방류가) 안전하다는 취지로 말하니 국민들이 혼선을 겪는데, 유엔 인권이사회의 역할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방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국내 전문가들의 논문, 국제법 및 인권 측면에서 방류의 법적 쟁점을 다룬 의견서 등을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에게 전달했다. 지난 16일 영국 런던의 국제해사기구(IMO)를 찾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논의했던 우 의원 등은 이날 면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우 의원 등 유럽 방문단과 별개로 미국을 찾은 민주당 이용선·이수진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은 국내 환경·시민단체 공동대책위 활동가 등과 함께 뉴욕에서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거리 행진 등을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