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연착륙 낙관론 확산 속 위협 요인 4가지

고금리 지속·성장 가속·에너지값 상승·금융위기 가능성
올여름,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완화하고 노동시장이 냉각되면서 경제 전문가들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는 연착륙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상황은 이미 1990년과 2001년, 2007년에도 경험했다.

당시 월가의 많은 전문가는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르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소위 연착륙 직전이라는 주장을 쏟아냈다.

그러나 연착륙은 달성하기 어렵고, 비록 연준이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위험 요인들 역시 곧 닥칠 것처럼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1995년에 단 한 차례의 오래가는(durable) 연착륙을 달성했을 뿐이라고 WSJ은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전했다.

WSJ에 따르면 연준은 연착륙 달성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주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연착륙은 쉽지 않고 드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전 고문인 안툴리오 봄핌은 "많은 행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연착륙을 달성하는 데는 4가지 위험요소에 직면해 있다.

연준이 너무 오래, 너무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경제 성장은 가속하고 있다. 또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연준이 너무 오래 고금리를 유지하면 불필요하게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장기화한 1995년의 연착륙은 연준이 신속하게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한 후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완화했을 때 경기 침체를 피하려면 결국 금리 수준과 관련해 성장을 촉진하거나 둔화시키는 쪽이 아닌 소위 중립에 가깝게 유지해야 하는 데 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둘째로 소비지출과 기업활동이 가속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연준으로서는 금리를 더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하락이 정체돼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도 있다.

또 유가 상승은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임의 소비재(discretionary items) 지출을 위축시켜 성장을 둔화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높이도록 위협한다.

이는 연착륙을 계획할 때 원하는 방향과는 정반대인 경우다.

마지막으로 일부 금융사와 일반 기업들은 제로 수준의 금리가 훨씬 더 오래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투자나 각종 계획을 세웠을 수 있는데 차입 비용의 증가는 이들에 불안정의 요인이 될 수 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한 콘퍼런스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 은행과 부동산 부문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BCA 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WSJ에 "연준이 일시적으로 연착륙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이를 아주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몇 달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냉각됐고, 경제도 훨씬 좋아지고 있다며 연준의 전망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고 WSJ이 별도 기사에서 전했다.

WSJ은 연준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너무 높을 수 있고, 국내총생산(GDP) 추정도 너무 낮아 보인다며 연준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이 문제로 씨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은 이런 변화를 반영해 경제 전망을 수정할 필요가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완화하고 성장이 더 나은 환경은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