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T "주주환원 방안 있다…수익창출로 보답할 것"[인터뷰+]
입력
수정
주영남 GRT 대표 인터뷰"현재 단계에서 밝히긴 어렵지만,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검토 중인 내용이 있습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검토 중"
주영남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GRT) 대표(사진)는 최근 중국 강소성 연운항시 소재 GRT 3공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주 대표는 "그간 GRT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한국 시장에서 다시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최근 투자활동(IR)도 활발히 하고 있다. 수익 창출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GRT는 2016년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 회사다. 중국 필름 시장에선 세 번째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이지만, 국내 증시에선 '차이나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 대표는 "국내 비슷한 업종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전일 종가 기준 GRT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93배다. 동일 업종으로 묶인 유사그룹 PER(36.31배)과 비교해 한참 낮다.
2021년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밤잠 설쳐가며 회사의 외형성장에 주력했기에 억울한 심정이 컸다. GRT(6월 결산)는 지난 4년간(2019년 7월 1일~2023년 6월 30일) 매출이 매해 늘었다. 최근 누적 매출(2022년 7월 1일~2023년 6월 30일)은 전년 대비 962.4% 급증한 40억위안(약 727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약 60%, 40% 늘었다.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아야겠단 판단 아래 자진상폐 후 다른 증시로의 재상장을 계획했다. GRT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동참하지 않으면서 상폐 작업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왕 한국 시장에 남게 된 거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일단 활발한 IR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달엔 한국 자회사(그레이트리치테크놀리지스코리아)도 별도로 세웠다. 국내 고객사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한국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 시장 유통망을 확대하겠단 목적도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단 전략이다.
주 대표는 무엇보다 우선 수익창출이란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봤다. 최근 GRT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용 이형필름과 같은 고부가가치 필름 개발·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MLCC는 스마트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이차전지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MLCC 제조에 이형필름이 필수적인 만큼 전방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GRT는 이미 MLCC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한 대기업에 MLCC용 이형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주 대표는 "중국 유명 기업과 MLCC용 이형필름 공급과 관련해 논의 중인 건도 있다"고 귀띔했다.
GRT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나선다. 주 대표는 "실적 1등 공신인 이차전지 분야에 집중하되, 편광판 보호필름, 반도체·태양광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물량을 늘려 실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으로도 발판을 넓히고 있다. 주 대표는 "이미 대만과 일본에 각각 영업 사무소를 세웠다"며 "멕시코와 인도, 베트남에 지사나 사무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와 협력해 폴더블폰에 적용될 패널 보호용 필름을 개발 중이다. 유연성이 높아 폴더블폰에 적격인 폴리이미드(PI) 필름은 기술력의 한계로 과감히 포기하고, 이를 폴리에스터(PET) 필름으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PET는 유연성과 내구성이 약해 접이식엔 적합하지 않단 평가를 받지만, 저렴하단 강점이 있다. 애플과는 100% 재사용이 가능한 보호필름을 개발했다. 관련 특허도 받았다. 지난 5월부터는 애플에 이 친환경 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끝으로 주 대표는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언어의 장벽, 코로나19 사태 등에 따른 소통 부족으로 그간의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주주들이 회사에 대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IR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보(PR)·IR 활동 이외에도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회사를 국제적인 대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