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에 초점을 두지 않아"

미국과 중국의 상호의존성 인정
"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이라고 정의
백악관 내 대중 전략에 대한 미묘한 변화 감지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사진=AP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경제를 완전히 ‘분리(Decoupling)’하는 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8일(현지시간) 뉴욕 외국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를 완화할 조건에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양국의 경제가 상호의존성이 있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무역을 완전히 금지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언급한 것이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무역 규제를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대중 무역 규제의 목적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다양하게 만들어 한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이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커비 조정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 내 대중국 무역 규제와 관련한 미묘한 변화와도 연결된다.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중국과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17일 몰타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월 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성사된 만남으로 양국 간 해빙 무드가 전개될지 주목된다.

백악관 내에서 중국 경제와 관련한 디리스킹에서 어느 정도 진척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방문 기간에 인텔, 구글, 앰코 테크놀로지, 마벨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보잉 등 미국 주요 반도체·테크 기업의 고위 임원들이 비즈니스 회의를 열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