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카사바 바이오 "알츠하이머 경구 치료제, 임상 3상 안전성 문제없어"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시무필람이 표적하는 뇌 속 단백질 필라민A(FLNA). 회사측은 이 단백질이 뇌속 인산화와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물질로 보고 있다.
미국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업체 카사바 바이오사이언스의 신약 후보물질 ‘시무필람’의 임상 3상이 안전성에 대해 큰 문제없이 순항할 전망이다.

카사바 바이오사이언스는 18일(미국 시간) 시무필람의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에서 중간 평가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고 데이터 및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DSMB)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정 없이 임상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DSMB는 윤리위원회(IRB)처럼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기관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임상에서 얻은 데이터에 근거해 참여 환자들의 안전을 검토하는 일을 맡는다. 약물의 효능은 평가하지 않는다. 시무필람의 임상 3상에 대한 다음 DSMB 회의는 2024년 3월에 열린다.

카사바 바이오사이언스는 시무필람에 대한 임상 3상 연구 2개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이드에 따르면 시무필람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는 효능 검증을 위해 임상 3상 연구 2개의 결과가 필요하다. 바이오젠이 진행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연구결과가 서로 엇갈리면서 효능에 대한 입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2개의 임상연구를 위해 카사바 바이오사이언스가 필요로 하는 모집 환자 수는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1750명이다. 회사는 연말까지 환자 모집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사바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일 시무필람의 작용기전(MOA)과 그에 대한 근거를 국제학술지 ‘국제 분자과학’(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하기도 했다.시무필람은 필라민A(FLNA)의 변형된 독성구조에 달라붙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변형된 FLNA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카사바 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시무필람은 변형 필라민A와 결합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단백질의 인산화를 막고 뇌 속 염증을 막는 크게 2가지 기전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시무필람은 변형 필라민A가 α7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α7nAChR)와 비정상적으로 결합하는 일을 차단한다. 이로써 가용성 아밀로이드베타1-42(Aβ42)가 α7nAChR를 통해 타우단백질의 과인산화를 촉진하는 신호전달 과정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변형 필라민A는 염증 관련 수용체를 자극해 뇌 속 염증을 유발하는데 시무필람이 이를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분자화합물인 시무필람은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만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특성상 장기적이면서도 주기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효과가 좋으면서도 환자들이 복용하기 좋은 경구용 제형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크다. 국내에서는 아리바이오가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로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19일 15시 53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