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父女…"낮엔 공무원, 밤엔 어르신 교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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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희망나눔인상 김창순 씨“못 배운 게 한이라던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야학봉사를 시작했어요. 31년째 이 활동을 이어온 게 큰 행복입니다.”
31년째 야학교사로 만학도 지도
딸 김서진 씨도 작년부터 동참
"한 명이라도 더 돕고 싶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의 ‘희망나눔인상’ 수상자인 김창순 씨(58)의 얘기다. 김씨는 ‘1인 3역’의 삶을 살고 있다. 낮에는 제천시 건설과 과장으로 일하다 밤이 되면 제천 ‘정진야학’으로 불리는 정진야간학교 교장 겸 수학 교사로 활동한다.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19일 올해 다섯 번째 희망나눔인상 주인공으로 김씨와 그의 딸 김서진 씨(29)를 공동 선정했다. 1992년부터 31년째 야학교사로 만학도를 지도해 온 김창순 씨에 이어, 김서진 씨도 지난해 5월부터 야학교사로 활동 중이다. 김서진 씨 역시 제천시 노인장애인과 주무관이다. KT 측은 “공무원 부녀가 만학도에게 꾸준히 교육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큰 귀감이 된다”고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정진야학은 1986년 문을 연 제천 유일의 검정고시 야간학교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배움을 놓친 늦깎이 만학도를 대상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곳이다. 김창순 씨는 목요일, 김서진씨는 금요일마다 퇴근 후 오후 6시30분부터 10시까지 야학 교사로 활동한다.
김창순 씨는 1992년 공무원 선배의 권유로 정진야학에서 수학을 지도하다, 2014년 정진야학 교장에 올랐다. 그가 가르친 제자만 1200여 명에 달한다. 그는 “한 명이라도 더 배움의 길을 걷도록 끝까지 돕고 싶다”며 “야학봉사는 인생의 큰 보람이자 행복”이라고 말했다. 국어를 가르치는 김서진 씨는 정진야학 내 유일한 20대 교사다. 그는 “퇴근 후 피곤해도 수업에 집중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힘이 번쩍 생긴다”며 “오래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2021년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취지로 희망나눔인상을 제정했다. 지역, 나이, 활동 영역을 막론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례를 발굴, 시상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