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누가 사?" 싶은데…추석 앞두고 편의점도 '억대 술 선물' 내놨다

유통가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 돌입
프리미엄 선물세트 수요 잡기 나서
사진=연합뉴스
추석(9월29일)을 열흘 앞두고 고가 선물 수요를 잡으려는 유통가 경쟁에 불이 붙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한 병뿐인 와인이 추석 선물세트로 나왔다.
신세계백화점은 부르고뉴 와인 거장으로 불리는 앙리 자이에가 남긴 대표 와인인 '본 로마네 크로 파랑투 88'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도멘 드 라 로마네꽁띠. 사진=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은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거장 앙리 자이에가 남긴 대표 와인으로 꼽히는 '본 로마네 크로 파랑투 88'을 추석 선물로 공수했다.

이를 포함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최고급 와인, 1억원이 넘는 희귀 위스키 등이 포함된 프리미엄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2006년 작고한 앙리 자이에가 만든 로마네 크로 파랑투 88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한 병을 판매한다고 신세계는 전했다. 판매가격은 7800만원이다. 신세계는 또 7500만원짜리 부르고뉴 ‘도멘 드 라 로마네꽁띠’를 준비했다.싱글몰트 위스키 열풍을 반영해 초고가 위스키 '보모어 50년'을 한 병 한정으로 준비했다. 가격은 1억500만원. 50년 숙성한 고량주 '귀주 마오타이'도 단독으로 선보인다.

이 같은 고가 선물 수요 잡기에 뛰어든 곳은 백화점뿐만이 아니다. 편의점에서도 추석을 앞두고 1억원 넘는 가격대의 위스키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GS25는 판매가가 1억원에 달하는 고든앤맥페일의 72년 된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을 준비했다. 이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밀튼’에서 증류된 위스키로 180병만 한정 생산돼 희소성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주류 상품 중 역대 최고가 상품이다. 위스키 열풍에 힘입어 특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사진=티파니·루이비통·구찌 카카오톡 채널 캡쳐
고가 선물 수요가 몰리는 명품 브랜드도 동참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에 등장해 유명세를 탄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비롯해 루이비통, 구찌 등은 자체 온라인쇼핑몰에서 추석 선물 컬렉션을 선별해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추선 선물 고객을 위해 온라인쇼핑몰에서 1대 1 비디오 상담을 운영한다. 구찌는 추석을 앞두고 특별히 가죽가방 컬렉션도 선보였다. 티파니와 구찌 등 브랜드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익숙한 MZ(밀레니얼+Z)세대 수요를 잡기 위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 입점하며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선물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고물가 영향과 함께 올해 추석부터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완화되면서 선물 상한선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명절을 전후해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라갔다. 최근 성인 남녀 2000명 대상으로 진행된 롯데멤버스의 추석 선물 구매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 선물 가격대로 10명 중 3명이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22.6%),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7.7%)을 택했다. 지난해 같은 설문에서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 13.3%,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 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내외 늘어난 것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