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백화점 대대적 리뉴얼…매출 17조"

김상현 부회장, IR 데이 열어

서울·수원 핵심 상권 1위 탈환
마트·슈퍼는 통합작업 가속화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 전환
광고 솔루션 등 신규수익 창출
롯데쇼핑이 2026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기 목표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국 핵심 상권에서 신세계·현대백화점에 밀린 매장들의 1위 재탈환에 나선다. 유통 사업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리테일테크’ 기업으로 전환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마트·슈퍼 통합 가속

롯데쇼핑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상현 부회장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참석한 가운데 ‘CEO IR 데이’ 행사를 열고 2026년까지 매출 17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기 실적 목표를 발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제시한 핵심 전략은 여섯 가지다. 사업부별 시너지를 극대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제일 먼저 제시한 전략은 ‘핵심 상권 마켓 리더십 재구축’이다. 서울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경기 수원점 등 핵심 상권에 있는 8개 기존 점포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해당 상권의 1위를 굳히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쇼핑몰 사업에 집중한다. 2026년 인천 송도점 개점을 시작으로 부산 광복점, 대구점 등으로 쇼핑몰 점포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통합 운영을 통해 확보한 안정적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그로서리(식품·생활필수품) 1번지’라는 목표 달성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연내에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슈퍼 간 통합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시작된 마트·슈퍼 통합 운영이 공동 소싱 및 상품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판단했다.실적 개선이 필요한 계열사는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다. 하이마트는 온·오프라인에서 ‘원스톱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자체브랜드(PB) 및 글로벌 제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홈쇼핑은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앞세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가 선호하는 신규 콘텐츠 및 커머스 방송을 늘린다.

“리테일테크 기업으로”

리테일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은 이날 롯데쇼핑이 밝힌 핵심 목표 중 하나다. 4200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유통 사업에 접목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게 핵심이다.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자산을 애드테크(광고기술)와 융합, 개인화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유통에 특화한 ‘생성형 AI 추진팀’을 구성해 단계적으로 광고 제작 자동화와 AI 기반 고객 상담 등에 나선다.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솔루션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스마트 물류 자동화센터(CFC)를 구축한다.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완공 예정인 부산 CFC를 시작으로 6개 CFC가 모두 완공되는 시점엔 약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사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장한다. 롯데쇼핑은 오는 22일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최대 규모 쇼핑몰인 ‘롯데몰 하노이 웨스트레이크’를 연다. 호찌민에도 대형 복합 단지 개발에 들어갔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올 한 해 수익성과 효율성 개선에 집중했다면 내년은 고객 중심이란 가치를 핵심 경영철학으로 삼고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가 되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2800원(3.84%) 오른 7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