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이어…中 16위 부동산 개발업체도 美서 파산보호 신청

업계 유동성 위기 진정기미 없어
비구이위안, 채권만기 겨우 연장
중국의 16위권 부동산 개발업체 룽촹중궈(수낙 차이나)가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헝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룽촹중궈의 파산보호 신청은 해외 부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사의 미국 내 자산을 채권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룽촹중궈는 작년 5월 달러화 채권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중국 정부가 2020년 이후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출 부진과 유동성 부족이 겹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룽촹중궈는 올 들어 잇따라 자구책을 내놓으며 구조조정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올초 채권자들과 160억위안(약 295조원) 규모 9개 역내 채권과 자산유동화증권의 만기 연장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3월에는 역외 부채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룽촹중궈뿐만 아니라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헝다 등 중국의 주요 부동산 업체가 잇달아 재무 위기에 빠졌다. 이 같은 부동산시장 위축은 중국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 신호를 보내면서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비구이위안은 900억원 규모의 위안화 채권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데 성공하면서 또 한 번 고비를 넘겼다. 이 채권과 관련한 채권단의 만기 연장 투표는 모두 세 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비구이위안 산하 광둥텅웨건축이 만기 연장안이 통과될 경우 2억위안 이상의 채권에 담보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