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SF는 상상일 뿐? 실제 이론으로 글쓰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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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과학소설(SF) 작가 테드 창은 고등학생 때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읽고 ‘최소 작용의 원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든 물체는 어떤 물리량을 최소로 만드는 가장 단순한 경로로 움직인다는 원리다. 이는 인과율을 어기는 것처럼 보인다. 도착지를 미리 알아야 최적의 경로를 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SF' 창시자 테드 창
창은 상상했다. 올바른 과학적 해석은 아니지만,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10여 년 뒤 이를 단편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발표하고 극찬을 받았다. 소설은 2016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어라이벌’로도 제작됐다.창은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SF 작가로 꼽힌다. 데뷔 후 33년 동안 불과 18편의 중·단편을 썼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실제 과학 이론에 근거한 ‘과학적인 SF’를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초 그는 챗GPT에 관한 글을 뉴요커에 기고해 큰 화제가 됐다. JPEG 이미지 파일의 화질이 용량을 줄이는 압축 과정에서 원본보다 나빠지는 것처럼, 챗GPT 역시 정보를 압축하면서 ‘흐릿함’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는 챗GPT로 생성한 텍스트가 웹에 많이 게시될수록 웹은 더욱 더 흐릿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