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2일간의 황금연휴…情담긴 선물 '찜'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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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연휴…구매 트렌드 변화경기둔화와 최장 12일간의 황금연휴 영향으로 추석 선물세트 구매 트렌드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추석 선물세트 중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10만원대 상품 매출 증가율이 유독 높았다. 길어진 연휴에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택하며 추석 선물세트를 미리 사서 구매하는 경향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황금연휴에 고향 대신 ‘추캉스(추석+바캉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겨냥한 호텔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업계, 사전예약 누적 매출 '역대 최대'
10만원대 중저가 상품 매출 증가율 '쑥'
축산물·수산물 선물세트 예약 판매 증가
1억짜리 위스키 등 고가 선물도 잇달아
"추캉스 수요 잡아라" 호텔업계 분주
서울신라·제주 포도호텔·판교 그래비티
연휴 겨냥한 패키지 상품 잇단 출시
○역대급 사전 예약 판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진행한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누적 매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 직전 사전예약 때와 비교해 11.2% 늘었다. 설 연휴를 포함해 역대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액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백화점에서도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가 많이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3.5% 불어났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60%가량, 현대백화점은 56.3%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축산물과 수산물의 예약 판매가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축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축산 매출은 각각 89%, 103.8% 증가했다. 수산물 선물세트의 경우에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서 각각 78%, 47% 늘었다.고물가와 불경기에도 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가 늘어난 데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 상한이 종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긴 연휴도 사전 예약 판매를 늘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다음 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추석 연휴가 6일로 늘어났다. 많은 소비자가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선물을 미리 보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여행플랫폼 여기어때는 “지난 1~3일 앱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5%가 추석 연휴 기간 중 여행을 떠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선물도 잇달아 나와
고물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선물 수요가 늘어났지만,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을 찾는 소비자도 많다. 신세계는 추석 연휴를 맞아 1억500만원 상당의 위스키 ‘보모어 50년’을 단 한 병 한정 판매한다.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보모어에서 전통적 생산 방식을 고수해 만든 제품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앙리자이네 본 로마네 크로 파랑투’도 한정 판매한다. 가격은 7800만원이다. 마찬가지로 단 한 병 한정 판매하는 제품이다.편의점 업계에서도 프리미엄 선물 경쟁이 치열하다. GS25는 올 추석 선물세트로 1억원짜리 고든앤맥페일의 72년산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를 선보였다. 지난 1949년 영국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밀튼’에서 증류된 위스키 제품이다. 180병 한정 생산됐다.
CU는 3400만원 상당의 ‘글렌그란트 60년산’을 출시했다. 오롤로소 셰리 캐스크에 약 61년 1개월 간 숙성했다. 지난 2021년 4월 저명한 위스키 마스터 디스틸러인 데니스 말콤이 직접 병입한 제품이다.이 밖에도 16세기 작가, 의사, 인문학자였던 프라팡 꾸베 라블레를 기념한 ‘코냑 프라팡 꾸베 라블레’도 판매한다. 24캐럿 금으로 병목과 받침을 도금한 제품이다. 가격은 2850만원이다. 세븐일레븐은 2200만원 상당의 ‘페트뤼스2017’ 등 프랑스의 희귀 와인 9종을 모은 ‘프랑스 레어와인 세트’를 선보였다.
○‘추캉스’ 겨냥 숙박상품 연이어 출시
길어진 추석 연휴에 ‘추캉스(추석+바캉스)’ 수요를 잡으려는 호텔업계의 움직임도 재빠르다. 서울 신라호텔은 추석 연휴를 겨냥해 ‘골든 홀리데이’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패키지는 △객실(1박) △골든 홀리데이 콘서트 티켓(2인) △골든 홀리데이 디너 및 위스키·하이볼 주류 이용(2인) △스냅 촬영 서비스(영빈관 포토존 1장 촬영·인화·액자 제작) △한정판 윷놀이 세트 등으로 구성돼있다. 패키지에 포함된 골든 홀리데이 콘서트는 오는 27일부터 4일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다.제주 포도호텔은 추석 연휴 가족 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보름달 프로모션’을 내놨다. 4인용 ‘로열 스위트’ 객실 1박과 4인용 조식, 웰컴 과일 등이 포함된 패키지다. 해당 패키지 이용 투숙객들에겐 객실 미니바와 1인 인원 추가 비용도 무료로 제공된다.조선호텔앤리조트의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은 연휴를 겨냥한 ‘휴’ 패키지를 내놨다. ‘비즈니스 디럭스’, 혹은 ‘프리미어 디럭스’ 객실에서의 1박과 ‘큐어 피토그린 앰플 마스크 1팩’이 제공된다.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할 경우 ‘조선 주니어 풀로브’를 제공하고 뷔페 레스토랑 ‘앤디쉬’의 주중 디너 뷔페 20% 할인 혜택도 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