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KT, 계열사 글로벌 진출에 '방긋'

서울 광화문 KT 본사./사진=강은구 기자
경영 공백 해소와 계열사 호재에 KT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꾸준히 매수세를 보이며 주가를 받쳐주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일 대비 2.02% 오른 3만2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틀간 하락세를 보이다 자회사들의 겹호재에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전날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무바달라(MIC)가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에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협의한 것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KT클라우드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KT SAT가 미국 스페이스X 자회사인 스타링크와 위성통신협약을 체결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유일 위성통신사업자인 KT SAT는 올해 4분기부터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2030년까지 약 2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9개월만에 신규 수장이 선임되며 KT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KT의 주가는 지난달 7일 김영섭 신임 대표가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한 직후 4% 넘게 뛰었다. 취임을 앞둔 29일에는 3만3300원까지 오르며 7월 말 2만9000원대에 비해 훌쩍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하며 KT의 주가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128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1377억원 순매도한 개인 투자자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기간 기관 투자자는 321억원을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배당정책 변경 가능성을 KT의 단기 악재 요소로 꼽았다. 지난 7일 김영섭 신임 대표가 주주이익 환원 정책을 KT의 체질 강화하는 것으로 바꾸겠다고 시사한 바 있어서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 정책 변경 가능성은 KT 체질 개선에 도움은 되지만 주주 성격 변화로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면서 KT의 투자의견을 '중립', 목표가를 3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4만4000원을 유지하며 "KT는 현재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이 없고,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최근까지 보여줬던 배당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경쟁사들이 배당성향을 높이는 상황에서 KT의 배당성향이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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