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반환 퇴직연금 1250억원 돌려준다…"앱으로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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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고용노동부와 금융사 20곳 등금융감독당국과 금융기관 등이 기업의 폐업·도산 등으로 근로자가 미처 찾아 받지 못한 퇴직연금을 근로자의 계좌로 돌려주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당국 등은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 촉진 등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IRP 프로젝트 추진 업무협약' 체결
중소기업 퇴직연금 가입 활성화에도 맞손
2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고용노동부 등 퇴직연금 관련 유관기관, 금융사 20곳 등과 함께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IRP 프로젝트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이름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를 뜻하는 한편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주요 활동의 영어단어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국민에게 퇴직연금 알리기(Introduce), 근로자에게 돌려주기(Return), 중소기업에 가입 홍보하기(Promote) 등이다. 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기업의 폐업 등으로 쌓인 미반환 퇴직연금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근로자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근로자가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인포'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미청구 퇴직연금을 조회하고, 간단한 절차를 걸쳐 지급을 신청하면 근로자 본인 계좌로 퇴직연금을 입금해주는 식이다. 고용부 추산에 따르면 미반환 퇴직연금 규모는 약 125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퇴직연금감독규정 등을 개정해 이같은 사업의 근거 기반을 마련한다. 금융감독원은 금감원 통합 연금포털에 환급 안내 화면을 마련하고 은행·보험·증권사 등 각 퇴직연금사업자도 자체 플랫폼에 연금 조회기능을 탑재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 촉진에도 나선다. 대기업에 비해 퇴직연금 가입률이 현저히 낮아서다. 2021년 기준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24%, 30~299인 사업장은 78.1%에 그친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가입률이 91.4%다. 근로복지공단은 전국 63개 지사를 활용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현장 설명회를 매달 개최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재테크의 궁극적인 목적은 노후이고 연금이야말로 오랜 시간 검증된 탄탄한 노후수단"이라며 "보다 유연한 적립금 운영을 위한 규제 합리화, 퇴직연금상품의 만기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정책당국과 금융회사가 협력해 제도 홍보나 가입 관련 서비스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퇴직연금상품의 개발과 디폴트옵션 제도의 안착, 퇴직연금제도 안내 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