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목에서든 재즈가 밟히는 그 곳, 뉴올리언스를 가다 [책마을]

뉴올리언스에 가기로 했다

이인규·홍윤이 지음
버터북스
328쪽|1만9800원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재즈 거장' 루이 암스트롱의 고향이자 재즈의 발상지인 미국 뉴올리언스의 거리는 매일매일이 새롭다. 언제나 재즈 연주가 즉흥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랑스, 남미 문화가 한데 뒤섞여 화음이 울려 퍼지는 이 곳에선 누구든 쉽게 행복해진다. <뉴욜리언스에 가기로 했다>는 재즈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도시 뉴올리언스의 참모습을 소개한다. 세계 50여개 도시를 유랑해 '여행 고수'라 불리는 이인규, 홍윤이가 뉴올리언스의 숨은 명소를 알려준다. 수필 형식으로 뉴올리언스 방랑기를 선보인다.

저자는 뉴올리언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프렌치 쿼터를 중심으로 여행기를 풀어간다. 이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재즈 선율이 흘러나온다. 길거리 악사부터 선술집까지 다양하다. 온갖 화음이 뒤섞인 중앙 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퍼레이드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재즈의 성지라는 별명처럼 뉴올리언스에서는 날 것 그대로의 재즈를 만끽할 수 있다. 어느 펍에 들어가도 공연장이 마련됐고 연주자들은 쉼 없이 가락을 뿜어낸다. 연주자와 관객과의 거리는 한두 발짝 거리. 관객들이 연주자와 지근거리에서 조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펼쳐지는 이유다.
매년 4월께 펼쳐지는 재즈 페스티벌에는 해마다 수 백만명이 찾는다. 다른 축제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어린아이부터 노령층까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대다수다. 마지막 공연은 오후 7시께 마무리한다. 누구든 가볍게 재즈를 즐기게끔 축제를 꾸려 전통을 보존한다는 데에 방점을 찍어서다.

뉴올리언스의 먹거리도 독특하다. 남미 문화와 프랑스 문화, 흑인 문화가 뒤섞여 탄생한 요리가 즐비하다. 서아프리카의 작물인 오크라를 프랑스식 소스에 섞어 한 솥 끓여낸 요리인 '검보'가 대표적이다. 뉴올리언스 주민들은 지난 300여년 동안 온갖 인종이 뒤엉키며 빚어진 요리법을 고수하고 있던 것이다.

다른 여행책과 달리 여행기를 중심으로 명소를 소개하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가이드북을 원하는 이들에겐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뉴올리언스와 관련한 소설, 영화, 드라마 그리고 명곡들을 곱씹을 수 있게끔 정리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