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하락한 英 소비자물가…"금리 동결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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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CPI 6.8% 상승…유가 상승에도 전월 대비 하락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뒤엎고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영란은행이 오는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15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시장 전망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근원 CPI 6.2%로 큰 폭 하락 "영란은행에 고무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은 8월 CPI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7% 올랐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상승 폭은 전월 6.8%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CPI 상승률은 지난 5월(8.7%) 이후 3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 11월 11.1%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서서히 완화되는 추세다.애초 시장에선 국제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7.0%를 예상했었다. 이날 런던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94.43달러까지 치솟았다. 또 영란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임금이 급격히 오른 것을 두고 서비스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6.8%로,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와 더불어 반려동물 관련 상품‧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둔화한 영향이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6.2%로, 지난 7월(6.9%) 대비 큰 폭으로 내렸다. 시장 전망은 전월과 같은 6.9%였다. WSJ는 “영란은행에는 더욱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평했다. 8월 CPI가 발표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5.5%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거란 예상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미래 금리 수준 추정치를 반영하는 스왑 시장에선 긴축 정책이 지속될 확률을 80%로 내다봤다. 그러나 CPI 공개 직후 이 수치는 약 50%까지 떨어졌다.네덜란드 투자은행 ING의 제임스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내일 영란은행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금융통화위원회 9명 위원 중) 일부는 동결에 투표할 수 있다”며 “이번에 만약 금리를 올린다면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금리 동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17% 소폭 하락했다. 유로화 대비해서도 0.4% 내림세를 보였다.
주택개발업체와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테일러윔피, 랜드시큐리티스, 배럿디벨롭먼트의 주가가 각각 5.4%, 4.7%, 4.4% 상승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