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20일(현지시간) "21세기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우호 관계를 되살리는 건 우리 모두의 의무"라며 프랑스와 영국 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저녁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의 건배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에너지, 지속 가능한 개발 등 당면한 문제들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찰스 3세는 두 나라가 "길고 복잡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가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인정했다.
실제 영국과 프랑스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어업권이나 영불 해협 이민자 문제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해 왔다. 찰스 3세는 그러나 1904년 체결한 영불 동맹을 거론하며 양국은 "지속 가능한 동맹 관계"라고 강조했다.
찰스 3세는 "우리는 생각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며 최근 프랑스에서 사망한 영국 출신의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왕비였으나 이후 잉글랜드 왕 헨리 2세의 왕비가 된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여공작을 거론하기도 했다.
아울러 프랑스인들이 자신의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바친 헌사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프랑스인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이날 긴 건배사를 프랑스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건배사 한 마크롱 대통령도 "집권 후 프랑스를 방문해 주신 것은 우리가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우정과 신뢰의 표시"라며 찰스 3세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어 "1904년 이래 우리의 따뜻한 관계는 계속 성장하고 확장돼왔다"며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도전에 맞서고 공통의 대의를 위해 함께 대륙의 미래를 계속 써나갈 것임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