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유영동 감독 "아들 걱정보다 금메달 걱정"

연세대 농구 선수 아들 유기상, 21일 KBL 신인 드래프트
유영동 감독은 아시안게임 출전 위해 30일 출국 '금메달 도전'
"아들 걱정도 되지만, 큰 대회를 앞두고 제가 거기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유영동(NH농협은행) 감독은 21일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영동 감독은 현역 시절 아시안게임에서 2002년 부산 대회 3관왕에 오르는 등 금메달만 5개를 따낸 소프트테니스의 '간판스타'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30일 중국으로 출국하는 유영동 감독은 21일만큼은 소프트테니스 대표팀 못지않게 프로농구 소식에도 마음을 졸이게 됐다.바로 아들 유기상(연세대)이 KBL 신인 드래프트에 나가기 때문이다.

용산고를 나온 유기상은 이날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을 기다리는데 워낙 기량이 출중해 상위 3번 안에 무조건 뽑힐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다.
유영동 감독은 '드래프트장에 못 가면 아들이 서운해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아시안게임 준비하는 대표팀 감독이 평일 일과 시간에 아들 행사에 가면 되겠습니까"라며 "아들 걱정도 되지만 아시안게임 개막이 임박한 만큼 대표팀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고 답했다.유기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표필상 농구 교실에서 농구를 시작해 종목은 다르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10년 전인 2013년 KBL 총재배 어린이농구대회에서 삼광초등학교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유기상은 당시 인터뷰에서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는 아빠 마음을 닮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유영동 감독은 "원래 처음에는 테니스나 수영을 시키려고 했는데 본인이 농구를 더 재미있어하더라"며 "어려서부터 기본기를 잘 배운 덕에 지금까지 잘 성장한 것 같다"고 대견스러워했다.첫째 아들인 유진상은 고려대, 둘째 유기상이 연세대를 다녔다는 유 감독은 "첫째는 운동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좀 순한 스타일이어서 운동보다 공부로 진로를 정했다"고도 말했다.
아들 이야기에 뿌듯해하던 유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여자 소프트테니스는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4개(혼합복식)를 따냈지만,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유 감독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등한 이수진 선수가 부상 때문에 교체됐다"며 "그래도 선수들 전체적으로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금메달 목표로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아이가 그동안 고생한 만큼 지금 실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서 부모로서 대견하다"는 유영동 감독은 "앞으로 아시안게임에도 같이 나가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