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푸젠 육성계획 경계…"진먼다오의 크림반도화 노려"

중국이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을 양안(중국과 대만) 통일을 위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대만이 바짝 긴장하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2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중국 문제에 정통한 대만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최근 발표한 푸젠성 개발계획에 대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대만방안'의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의 의도는 진먼다오(금문도)의 크림반도화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림반도화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이 본토에서 훨씬 가까운 대만 영토인 진먼다오를 무력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계획에서 언급한 '융합 조치'에 대해 "대만의 대중 최전선인 진먼다오와 마쭈열도를 푸젠의 생활권으로 포함하는 것"이라며 "진먼과 마쭈 주민들을 속이는 것으로, 진정한 목적은 통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중국이 밝힌 계획은 홍콩의 일국양제, 광둥성 9개 주요 도시와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거대 경제권 조성 프로젝트인 웨강아오(粤港澳: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의 복사판이라며 "통일의 목적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만 기업인의 투자가 많은 창장(長江·양쯔강)·주장(珠江) 삼각주가 아닌 전체 투자금액의 10%에도 못 미치는 푸젠에 융합발전시범구를 건설하는 중국의 의도에 대해서도 "대만과 진먼다오, 마쭈 열도와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푸젠성 샤먼시와 인근 진먼다오를 연결하는 대교 건설은 유사시 중국군이 쳐들어올 경우 진먼다오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라지는 국가 안보의 문제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우려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최고 영도기관인 중앙위원회와 내각인 국무원은 12일 '푸젠에서 대만해협 양안 융합발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양안 융합발전 시범구로 건설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모두 21개 조항으로 이뤄진 의견은 푸젠을 양안 융합발전 시범구로 건설해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이 중국에 터를 잡는 것을 편리하게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