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침입해 교사에 흉기 휘두른 20대 첫 재판서 혐의 인정

조현병 진단받고도 약물 치료 중단…심신미약 주장 안 해
교사들이 자신을 괴롭혔다는 망상에 빠져 모교 교사를 찾아가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A(28)씨 변호인은 21일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살인미수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피해자의 현재 상태와 합의 의사, A씨의 치료 방향 등을 확인하는 등 양형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8월 4일 오전 10시께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 B(49)씨의 얼굴과 옆구리 등을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학교 정문을 통과해 교내로 들어온 A씨는 2층 교무실로 올라가 B씨를 기다리다 교무실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고, 범행 직후 달아났다 3시간여만에 붙잡혔다.

B씨는 전치 8주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A씨는 B씨를 비롯한 다수의 교사로부터 고교 재학 시절 집단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A씨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정신질환에 따른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이상 동기에 의한 계획범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신과에서 우울증과 조현병 증세로 통원 치료를 받았으며, 의사에게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이를 거부하고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방학식 직전인 지난 7월 14일에도 학교를 찾아갔다가 B씨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뒤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점, 인터넷에 비공개로 설정돼 있던 B씨 재직 학교를 알아내기 위해 학교에 전화하고 통화 내역을 은폐하려 한 점 등을 토대로 계획적·지능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은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뿐 범죄 행위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워 심신장애로 인한 감경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6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