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치금으로 써라"…유치장 가는 길 돈다발 맞은 유아인

2번째 구속 심사 종료…유치장서 대기
유아인 "사실대로 법정서 잘 진술해"

구속 심사 후 호송차로 가는 도중 한 시민이 뿌린 돈다발에 맞은 유아인의 모습. /사진=텐아시아 제공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에 출석한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한 시민이 던진 돈다발에 맞았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법(윤재남 영장 전담 부장판사)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유아인과 그의 지인 최모 씨(32)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열었다.

영장 심사를 마친 유아인은 법원에 출석한 지 약 두 시간 이후 수갑을 찬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범인도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니다"라고 답했고, "사실대로 법정에서 잘 진술했다"라고 답했다.

유아인이 유치장 호송을 위해 차에 오르던 과정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영치금으로 쓰라"라고 소리치며 그를 향해 돈다발을 뿌렸다. 이에 주변에는 5000원과 1만원짜리 지폐 여러 장이 쏟아졌다.

앞서 유아인은 지난 5월 구속영장이 기각돼 석방되는 과정에서도 한 시민이 커피가 든 페트병을 던져 머리를 맞고, 옷 등이 젖기도 했다.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시술 수면마취를 빙자해 약 200차례, 총 5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수십 차례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했다. 또한 지난 1월 최 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있다.

지난 6월 유아인과 관련된 사건을 불구속 송치받은 검찰은 그가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도 추가 적발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유아인은 "그동안 계속 큰 심려를 끼쳐서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라며 "법정에서 성실히 답변하고, 제가 드릴 수 있는 의견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그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