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알테오젠의 MSD 매각여부…기술이전 갯수에 달렸다

대다수 기술 넘길 경우 M&A 성사…가능성은 낮아
키트루다SC 출시 앞두고 '비독점'계약 변경 절실한 MSD
현존하는 모든 SC관련 기술 쥔 알테오젠, M&A인기 커져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3 셋째날인 13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가 ‘2023 알테오젠 IR’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20230913 최혁 기자
알테오젠이 미국 머크(MSD)에 인수합병(M&A)되는 지 여부는 현재 협상 중인 기술수출 결과에 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장 가치가 높은 기술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놓고 협상 중이며 이중 일부만 팔릴 경우엔 M&A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술이전 협상하다 "이럴 바엔 회사 전체를 팔자" M&A논의도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는 시장가치가 높은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MSD에 넘길지 여부를 협상하고 있다. 알테오젠 M&A에 정통한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원래 파이프라인의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이 협상 대상이었고 회사 M&A는 아니었다"면서도 "파이프라인을 대다수 MSD에 넘길 경우, 사실상 회사 전체를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M&A 가능성도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어떤 기술이 어느 정도 협상 테이블위에 올라와 있는 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알테오젠의 존립 여부와 관련된 핵심 기술들이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꿀 수 있는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두 회사 중 하나로 기술면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D와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SC제형으로 변경하면서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했다. 알테오젠은 2020년 비독점 계약구조로 6개 제품의 개발 권리를 총 4조7000억원에 MSD에 기술이전했다.

알테오젠이 가지고 있는 SC관련 특허가 키트루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약물접합체(ADC) 면역항암제 엔허투 등 현존하는 모든 항체에 대한 조합 기술을 알테오젠이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항체, ADC 등 SC가 이용될 수 있는 모든 항체 관련 특허를 알테오젠이 가지고 있는 만큼 MSD입장에선 기술 이전에 대한 니즈가 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PD1, PDL1타깃하는 면역항암제가 이중항체로 개발되고 있는 데, 이중항체 조합에 대한 특허도 알테오젠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MSD가 서둘러 알테오젠과 협상에 임한 배경엔 기존 계약이 모두 '비독점 계약' 구조라는 점 때문이다. MSD는 2025년 키트루다SC를 출시해 선제적으로 혈관주사(IV) 시장을 피하주사(SC) 시장으로 개편해 바이오시밀러를 방어할 예정이다. 하지만 알테오젠이 이 기술을 다른 회사에 넘길 경우 MSD의 매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MSD 입장에선 기존 계약의 구조를 바꿔야할 필요성이 더 절실해진 것이다.

MSD는 일부 기술만 가져갈 가능성 커, 그래도 M&A시장선 여전히 인기

M&A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M&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MSD가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을 모두 가져갈 경우 M&A도 성사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MSD가 핵심 기술 중 일부만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높은 것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도 "2년 뒤(2025년)엔 MSD로부터 연간 수천억원이 들어올텐데, 회사 창업주인 박순재 대표가 본인이 일궈온 회사를 쉽사리 매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SD에 매각이 된다면 그동안 MSD의 경쟁자인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중인 기술이전 협상이 모두 깨질 것"이라고도 했다.

알테오젠은 이번에 성사되지 않더라도 시장에선 꾸준히 M&A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2세로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도 배경 중 하나다. 최근 오리온과 매각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된 바 있다. 국내 대기업 계열 바이오회사들도 여러차레 알테오젠을 인수대상으로 검토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21일 15시 41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