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링크 공동창립자 “디파이·전통금융 연결해 100조달러 시장 만들겠다” [코인터뷰]

세르게이 나자로프 체인링크 공동창립자 / 사진=KBW 2023
“체인링크(LINK)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CCIP)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 가치를 교환하는 ‘블록체인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합니다. 최근 체인링크의 인프라는 디파이 시장 규모와 맞먹는 8조5000억달러(1경1271조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우리는 CCIP를 통해 디파이와 전통 은행·금융을 연결할 것이고 향후 디파이 시장 규모는 100조달러(13경2600조원)를 돌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르게이 나자로프 체인링크 공동창립자는 21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체인링크가 독자 개발한 ‘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CCIP)’이 웹3와 전통 은행 및 금융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체인링크는 대표적인 탈중앙화 오라클 프로젝트 중 하나다. 블록체인을 사용해 사업을 하려면 비즈니스에 필요한 마켓 데이터, 각종 계약 데이터 등 외부 웹 데이터를 블록체인 안으로 끌어와야 하는데, 중간에서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오라클이라고 한다.

또 CCIP란 체인링크가 개발한 한 차원 진보된 오라클 모델을 뜻한다. CCIP는 오라클이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에 토큰이나 메시지 등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사용자가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에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전송하려면 브릿지 등 복잡한 장치가 필요하며 과정도 만만치 않다. 반면 CCIP는 이같은 과정을 비교적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즉 CCIP는 섬처럼 따로 존재하는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가로지르는 징검다리가 되는 셈이다. “CCIP, 스위프트·유로클리어·시티그룹 등 협업…디파이 인프라 확장”

나자로프 공동창립자는 디파이 시장에 전통 은행을 연결하는 것이 체인링크의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나자로프는 “가상자산 업계는 전통 은행에 보관된 수백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끌어올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금융상품 거래 시장과 디파이를 상호 연결하면 더 큰 자본이 가상자산 업계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동성 침체를 겪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자로프 공동창립자는 특히 CCIP가 전통 금융과 현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인프라는 디파이에 연결되는 데이터 포인트를 100억개 이상 탑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CCIP를 토대로 자산운용사, 송금 시장 등 모든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시장 인프라를 크게 확대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과 디파이가 CCIP를 통해 상호 연결되면 은행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대체불가능 토큰(NFT)을 구매하거나 이더리움(ETH) 디파이 서비스를 계약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나자로프는 이를 위해 전통 금융권에 CCIP를 탑재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글로벌 금융 메시징 네트워크인 스위프트(SWIFT)를 비롯한 세계 최대의 국제 증권 예탁 결제 기관인 유로클리어, 세계 최대 거래 정보 저장 사업자인 미국 중앙예탁 청산기관(DTCC), 씨티그룹, 뉴욕멜론은행(BNY), BNP파리바 등 굴지의 금융 기관과 함께 CCIP를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체인링크는 스위프트와 함께 금융망에 CCIP를 적용하는 개념증명(PoC)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그는 CCIP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위해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나자로프는 “우리는 CCIP를 통해 수백, 수천 개의 블록체인을 모두 연결할 수 있도록 기술적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CCIP 네트워크 자체의 보안성도 더욱 향상시키고 있다”라고 밝혔다. 나자로프는 “전통 은행과 거래하기 위해선 토큰 사용 등에 대한 규칙 등을 합의해야 한다. 법적인 명료성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CIP는 이더리움(ETH), 옵티미즘(OP), 아비트럼(ARB), 아발란체(AVAX), 폴리곤(MATIC) 등 다섯 종의 메인넷 연결을 지원한다. 에이브(AAVE), 바이낸스체인(BNB), 베이스(BASE) 등 블록체인으로도 연결을 확장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할 계획이다. “체인링크 오라클, 디파이 사용성 개선…산업계 적용도 늘어날 것”

나자로프 공동창립자는 체인링크는 디파이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고급 기능을 다수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CCIP에서 제공하는 메시지 전송 기능이 디파이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CIP에선 사용자가 토큰을 전송할 때 메시지를 함께 첨부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특정 조건을 나타내는 코드도 포함할 수 있다. 그는 이같은 메시지 기능을 사용하면 디파이 사용자의 편의성(UX)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여러 디파이 서비스의 이자율을 비교하면서 토큰을 예치하고자 하는 경우 메시지에 ‘디파이 서비스의 이자율이 10% 미만일 경우 토큰을 예치하지 않고 원래 지갑에 반환한다’ 같은 조건을 포함할 수 있다. 한편 이같은 메시지 기능은 체인링크가 처음은 아니다. 비트코인(BTC)도 스크립트 기능을 내부적으로 탑재해 간단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체인링크 오라클은 토큰화된 펀드, 부동산, 실물자산(RWA) 등 거래를 돕기 위한 다양한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체인링크의 준비금 증명(PoR) 기능은 사용자가 실물자산을 해당 수량만큼 보유하고 있다는 증명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손쉽게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체인링크는 블록체인 게임이나 NFT 거래 등에 꼭 필요한 난수를 생성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현재 명품 돌체앤가바나, 메이플스토리 게임이 체인링크의 검증 가능한 랜덤기능(VRF)을 통해 난수를 생성해 활용한다.
체인링크의 준비금증명(PoR) 기능. 사진=체인링크 홈페이지
나자로프 공동창립자는 “체인링크 오라클은 토큰을 발행하는 기능을 제외한 모든 (부차적인) 기능을 여럿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PoR 등 사용자가 블록체인에서 실물자산을 거래하거나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디파이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군에서도 널리 채택될 것이라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자산을 암호학적으로 투명히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웹3 업계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자로프는 높은 보안성이 CCIP의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플랫폼은 누구나 만들 수는 있어도 보안성을 높이는 것은 특히 어렵다”면서 “체인링크 오라클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춰 운영되고 있다. 네트워크 구역마다 수천개의 노드가 각자 결정권을 가지면서 서로를 감시하고, 모니터링을 토대로 데이터 위변조를 수시로 검증한다”라고 설명했다. 체인링크의 CCIP는 글로벌 금융망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보안성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