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특허, BYD가 테슬라보다 16배 많은 이유

사진=로이터
전기차 판매량 2위인 중국 BYD가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미국 테슬라보다 특허를 16배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생산 방식 차이가 전혀 다른 특허 전략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03년 창업한 테슬라가 2022년까지 20년 동안 출원한 특허수는 836건이었다. 반면 BYD는 테슬라보다 16배 많은 1만3000건의 특허를 보유했다. BYD가 보유한 특허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었다.특허 소송이 흔한 두 나라 상황을 고려할 때 테슬라의 특허수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적다는 평가다. 매년 중국에서는 1만건 이상, 미국은 3000~4000건의 특허소송이 발생한다. 일본은 100건 정도다. 고노 히데토 특허 전문 변호사는 "같은 규모의 자동차 회사라면 테슬라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BYD의 특허가 많은 이유는 배터리가 주특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BYD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데 필요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경쟁사가 BYD의 배터리를 분해·분석해서 기술을 모방할 위험도 높다. 특허를 다수 보유함으로써 기술 유출의 위험을 낮추는게 BYD의 특허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테슬라는 생산기술과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 최신 생산기술은 '기가팩토리'라는 이름이 붙은 테슬라의 공장 내부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렵다. 특허를 출원하면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인 이용이 가능하지만 기간이 끝나면 내용을 공개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생산 관련 기술을 특허화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공개된 정보를 다수 사용하기 때문에 원래부터 특허가 적은 분야로 꼽힌다.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의 대부분은 충전 인프라 제어방법, 전기차와 사용자의 통신 방법에 집중돼 있었다. 한편 전기차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였다. 도요타는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량을 자랑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30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