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 확인 결과 99.99% 일치하는데…"내 딸 아니야" 부인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재조명
사진 = '스모킹 건' 캡처
경북 구미에서 3세 아이가 방치돼 숨진 사건과 관련해 친모로 밝혀진 여성이 숨진 아이는 자기 아이가 아니라며 끝까지 부정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에서는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을 재조명 했다.지난 2021년 2월 10일 경찰은 3살 아이 A양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사망한 A양의 엄마 B씨는 6개월 전에 이사를 간 상태였고, 청소를 하러 온 외할머니 C씨가 손녀의 시신을 발견한 상태였다.

B씨는 지난 2019년 남편과 헤어지고 A양을 혼자 키웠다. 그는 내연남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지난 2020년 3월부터 내연남 집을 오가며 A양을 방치했다. A양은 결국 8월 중순 경 사망했다.

검찰은 B씨를 체포하고 국과수에 친자 확인 DNA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B씨는 A양의 친모가 아니었으며, 같은 모계인 것만 확인이 됐다. 그 결과 A양의 외할머니 C씨가 친모인 것으로 밝혀졌다.수차례에 걸친 DNA 결과를 통해 외할머니 C씨가 친모로 지목됐지만 C씨는 끝까지 부인했다. 친모인 줄 알았던 B씨조차도 A양은 자신이 낳은 자식이 맞다고 주장했다.

대구 국과수는 "사망한 여아는 C씨와 99.9999%의 확률로 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회신했지만 C씨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혼외 성관계를 자백을 했고, 두 명의 내연남이 존재했다. 하지만 DNA 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친부가 아니었던 것. 경찰은 A양의 친부를 찾기 위해 100명이 넘는 사람의 DNA 검사를 진행하고, C씨와 전화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사람, 택배 기사까지 검사했지만 끝내 친부를 찾아내지 못했다.C씨는 임신 사실을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철저하게 숨겼고, 진료 기록에도 임신이나 출산에 관련된 기록이 없었다.

하지만 C씨의 회사 동료들은 C씨가 구토하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또 C씨는 1년 넘게 생리대 구매를 하지 않았고, 뱃살을 가려주는 보정 속옷과 가슴 축소 브래지어를 구매해 외출할 때마다 착용했었다.

C씨는 지난 2018년 1월 27일 직장을 퇴사해, 한 달 뒤에 재입사를 했는데 검찰은 이 한 달 동안 출산을 준비했던 것으로 추정했다.딸 B씨는 같은 해 3월 30일 제왕절개로 출산하고 4월 8일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4월 9일에 떨어진 아이의 탯줄에서 A양의 DNA가 검출됐다며 C씨가 이때 병원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딸 B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은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C씨의 딸 B씨는 아동 유기, 방임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이 선고되었고 형이 확정됐다. C씨의 경우 미성년자 약취,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고, 사체은닉 미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C씨는 구속된 지 2년 만에 출소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