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NOW] 北, 'ITF대회 우승' 태권도 선수단 치하

"수상자 격려…아시안게임 참가선수 선전 독려 의도"
북한이 지난달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태권도 선수단을 치하하면서 태권도 발전이 뛰어난 영도력의 산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8월 까자흐스딴(카자흐스탄)에서 진행된 제22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의 미더운 태권도 선수들이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다시한번 만방에 떨치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8∼2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64개와 개인기술상 5개 등 31개 컵을 획득하고 국가별 종합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ITF 태권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정을 받아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와 달리 북한이 주도한다.
ITF는 1966년 3월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 고(故) 최홍희 씨가 주도해 설립됐지만 최씨가 한국 정부와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한 뒤 북한과 인연을 쌓았다.

한국에서는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이 창설됐고, 당시 대한태권도협회장이던 고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초대 총재직을 맡아 발전시켰다.

노동신문은 ITF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을 소개한 뒤 "우리 인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안겨주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다시 한번 온 세상에 떨친 장한 아들딸들이 세운 공적은 주체 체육 발전사에 뚜렷한 한 페이지로 아로새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한 달 전 개최된 ITF 선수권대회의 수상자들을 치하한 것은 오는 24일 개막하는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참가자들의 선전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18개 종목에 여자 112명과 남자 79명 등 총 191명의 선수단을 등록했다.

이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168명)이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150명) 때보다 늘어난 것이다. 지난 대회에서 종합 10위에 올랐던 북한이 5년 만에 복귀하는 국제 종합스포츠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 3부자의 지도력 덕에 북한 태권도가 발전했다고 주장하기 위한 목적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메달로 조국의 존엄과 영예를 만방에 떨치고 값비싼 생의 자욱을 뚜렷이 아로새긴 체육인들은 우리 당과 조국과 인민이 기억하는 체육영웅, 참된 애국자로 주체의 체육강국 건설사에 빛날 것"이라고 한 말을 소개했다.

앞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전날 '나라별순위 1위, 태권도의 발전은 탁월한 영도의 산물'이란 기사에서 "조선 민족의 넋과 기상, 슬기가 깃들어있는 정통 무도 태권도의 오늘의 발전상은 탁월한 양도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대대로 이어지는 영도자의 다심한 은정 속에 조선의 태권도인들은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경기 무대들에서 금메달 열풍을 세차게 일으키며 태권도 모국의 영예를 더욱 빛내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교진 통일준비국민포럼 통일준비연구소장은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에게 필승의 신념을 더욱 고취하기 위한 목적인 것 같다"며 "위대한 영도자를 모신 인민은 '강국인민'이 돼야 한다는 내용의 이날 사설과 연결하면 태권도 대회 수상자들이 강국인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