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는 끝…'유료 생성AI'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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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음성비서 서비스 공개어떤 질문도 척척 알아듣고 음성으로 대답하는 ‘인공지능(AI) 비서’, 복잡하게 말해도 원하는 그림을 척척 그려주는 ‘이미지 생성 AI’. 미국 아마존과 오픈AI가 20일(현지시간) 나란히 내놓은 새로운 생성 AI 서비스다. 전작보다 훨씬 똑똑해졌다는 점, 비용을 받는 유료 서비스라는 게 공통점이다. 수익 창출을 염두에 둔 생성 AI 경쟁 ‘2라운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렉사에 탑재…추가비용 내야
오픈AI '달리3' 유료고객만 이용
생성AI 업계, 수익창출 본격화
네이버·KT 등은 기업고객 공략
○음성·이미지 툴 또 진화
아마존은 이날 생성 AI 음성비서 기능 ‘렛츠챗’을 탑재한 알렉사를 공개했다. 에코 스피커에 구현한 AI 플랫폼인 알렉사에 생성 AI 챗봇 기능을 추가했다. 음성으로 조명을 끄고 켜는 것은 물론 챗GPT처럼 어떤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대답한다. 아마존의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알렉사 LLM’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묻고 답하도록 한 덕분이다.챗GPT나 구글 ‘바드’가 프롬프트(명령어) 입력을 통해 대화한다면, 알렉사는 음성만으로 생성 AI 기능을 구현한다. 일명 ‘핸즈프리 생성 AI’라는 별칭도 있다. 아이디어 조언을 구하는 등 창의적인 작업도 요청할 수 있다. 데이비드 림프 아마존 제품담당 수석부사장은 “인기 있는 생성 AI 챗봇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며 “거의 사람과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능은 기존 에코 스피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일정 비용을 내면 이용 가능한 유료 서비스로 제공할 전망이다.
오픈AI는 이미지 생성 AI 도구 ‘달리3’를 공개했다. 짧거나 복잡한 명령어를 제시해도 이해도 높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챗GPT 기능을 통합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결과다. 달리3는 다음달부터 유료 이용자인 ‘챗GPT 플러스’ 고객과 기업 제휴를 맺은 ‘챗GPT 엔터프라이즈’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달리2’를 무료 웹버전으로 공개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기업용 시장에 승부수
업계에선 생성 AI 시장에서도 수익 창출을 본격 추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은 기업 대부분 생성 AI 시대에 어떤 것을 보여주겠다는 비전이나 전략을 선보이는 데 집중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거둬들일 수익보다는 ‘맛보기’를 제공하며 인지도를 쌓는 식이었던 종전과는 흐름이 바뀌었다”며 “유료화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투자 및 고도화를 병행하는 측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기업용 생성 AI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내놓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오라클은 전날 엔터프라이즈 기업을 위한 생성 AI 서비스를 발표했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로 LLM을 미세조정하거나 맞춤형 모델을 배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구글클라우드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도 기업용 생성 AI 기술 수요에 대응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서버를 기업 내부에 두고 특화된 LLM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서비스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SDS는 지난 12일 자체 브랜드로 기업용 생성 AI 플랫폼 및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KT는 대화형 생성 AI를 AI콜센터(AICC)에 적용해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