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돛단배 모양' 40층 건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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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대개조' 착수서울 4대 터미널인 광진구 동서울버스터미널이 교통과 문화, 상업 기능에 더해 한강 조망 공간을 갖춘 40층 복합건물로 개발된다. 단순 터미널 기능을 넘어 공공 여가공간을 대폭 확충한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오세훈 시장은 지난 19일 허드슨강 일대 수변 복합개발단지인 ‘허드슨 야드’를 방문해 동서울터미널을 시작으로 서울의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100년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뉴욕 허드슨 야드 방식 개발
교통·문화·상업시설 배치
최상층엔 전망 특화공간
2025년 착공, 2028년 완공
○지하엔 터미널, 지상에선 한강 조망
21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 개발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신세계프라퍼티 등)와 복합 개발을 골자로 한 사전협상을 이달 마무리하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 36년간 운영에 따른 시설 노후, 주변 교통체증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동서울터미널을 터미널 기능 외에 수변 휴식·조망 공간과 상업·업무시설을 갖춘 지하 3층~최고 40층 높이의 복합공간으로 재건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하엔 터미널과 환승센터를 넣고 지상에는 수변 휴식·조망공간을, 공중부에는 상업·업무시설 등을 유기적으로 배치하는 식이다.건축 디자인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간 돛단배를 형상화해 한강의 역사성·상징성을 담기로 했다. 특히 40층 등 타워 최상층과 5층 중층부 등 곳곳에서 한강과 서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공간을 마련한다. 최상층 전망대는 남쪽으로는 한강과 강남 도심을, 북쪽으로는 남산타워와 북한산까지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즐길 수 있게 조성한다.
또 공중정원과 지상층 녹지공간에 수변 전망데크 등을 설치해 다양한 각도와 장소에서 조망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사전협상 제도에 따른 공공기여를 활용해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있던 한강∼강변역∼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데크(2층)를 조성한다. 시 관계자는 “강변북로에서 직접 진출입이 가능한 입체연결로 조성, 광역교통환승체계 시스템 개선, 주민 편익을 위한 공공기여 시설 건립 등이 최종안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사업은 내년 인허가를 거쳐 2025년 착공, 2028년 준공이 목표다.
○서울 곳곳 ‘허드슨 야드식’ 복합개발
동서울터미널 개발은 오 시장이 방문한 뉴욕 허드슨 야드와 포트어소리티 터미널 재조성 사업의 개발 콘셉트와 비슷하다. 허드슨 야드는 총 250억달러를 들여 낡은 철도역, 주차장, 공터 등 약 11만㎡ 부지를 입체적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하부에는 기존 철도 기능을 유지했고, 상부엔 ‘공중권(air right)’을 이용한 플랫폼 설치와 상업 공간 등을 마련했다. 공중권은 건물 상부 공간에 대한 개발 권리다. 72년 된 포트어소리티 터미널은 2033년까지 업무·주거·상업 복합시설로 탈바꿈해 미국 전역과 맨해튼을 이어주는 교통·경제의 허브로 개발된다.오 시장은 현장에서 “되도록 많은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빌딩 숲 안에 많이 만들고 그 옆에는 늘 녹지가 함께한다는 콘셉트를 동서울터미널에 적용할 것”이라며 “이런 콘셉트는 용산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향후 이 개발 전략을 상업·문화·주거시설까지 확장해 서울의 도시공간을 획기적으로 재편한다는 목표다. 동서울터미널을 포함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도하는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선도사업으로 추진한다.
이유정/박진우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