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원내대표, 아수라장 의총 끝 사퇴…"李 가결 책임져야"

사진=뉴스1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원내지도부가 21일 총사퇴를 선언했다. 당내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원내지도부가 당내 ‘표 단속’에 실패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민주당은 21일 오후 10시께에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지도부의 총사퇴를 발표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이후 기자들을 만나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부결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부결투표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설득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다"며 그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박광온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물러나면서 그가 임명한 원내지도부도 총사퇴를 결정했다. 원내지도부 총사퇴의 배경에는 민주당 내 주류인 친이재명계의 분노가 있다. 이들은 원내지도부가 당내 여론을 관리하는데 실패해 최대 39표에 달하는 이탈표가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박 원내대표가 본회의 표결에 앞서 이 대표를 만나 “당내 의원들의 불만을 알고 있고, 통합적 당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지만 비명계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서 박 원내대표는 취임 약 5개월만에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라이벌인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이지만, 계파를 막론하고 다양한 의원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해 당내 갈등을 봉합할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최고위와 국방부 장관 해임 등 주요 사안에서 이견을 노출하며 '불안한 동거'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원내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친이재명계와, 최고위원회 총사퇴를 주장하는 비이재명계가 강렬하게 대립했다. 의총장 밖에서 의원들의 고성이 들릴 정도로 각 계파 소속 의원들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몸싸움을 벌였고, 한 3선 의원은 "탈당 선언을 하겠다"고 외치며 의총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