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송이, 잘 있을까요?"…'남북 단일팀' 떠올린 여자탁구 서효원

"송이는 잘 있을까요? 아프다던 무릎은 괜찮을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의 '맏언니' 서효원(36·한국마사회)이 '남북 복식조'를 이뤘던 북한 김송이(29)를 떠올렸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단체전 조별예선 D조 1차전에서 파키스탄을 3-0으로 완파하며 가뿐하게 대회를 시작했다.
여자 대표팀의 1차 목표는 은메달을 따냈던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3년 만의 결승 진출을 이루는 것이다.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오르면 4강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이 변수로 떠올랐다.이번 대회를 통해 4년 만에 국제무대로 복귀한 북한 여자 탁구 대표팀은 생소한 이름의 어린 선수들로 전열을 채웠다.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거의 파악되지 않아 한국 코치진은 북한 전력 파악에 힘쓰고 있다.

파키스탄전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서효원 역시 "(현재 북한 대표팀에서) 아는 선수가 거의 없다"고 했다.그는 "편송경 정도만 기억난다.

북한이 참가한 2018년 코리아오픈 때 편송경이 어린, 후보선수 급이었던 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김송이, 얘는 잘 있는지 모르겠네요"라며 추억에 잠겼다.김송이는 2010년대 북한 여자 탁구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일본의 스타 후쿠하라 아이를 꺾고 동메달을 따내며 북한의 '체육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런 김송이와 서효원은 남북이 전격적으로 단일팀을 이룬 2018년 5월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진한 우정을 나눴다.

인연은 그해 7월 코리아오픈이 열린 대전으로 이어졌다.

둘 다 수비 전형인 이들은 복식조를 결성해 대회에 나섰다.

아쉽게 16강에서 탈락했지만, 경기 내용으로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탁구 단일팀이 더는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이들 복식조는 '단발성'에 그치고 말았다.

서효원은 "사실,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송이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고 했다.

이번 대회 북한 출전 명단에 익숙한 '김송이'라는 이름이 없는 것을 보고서야 5년 전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랐다고 한다.

서효원은 "송이가 무릎이 아프다고 했다.

나도 무릎이 안 좋아서 남 일 같지 않았다.

그런 걸(부상의 아픔을) 나눴던 기억이 난다"면서 "송이가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동지'에서 '적'이 된 북한 여자 대표팀은 이날 오후 5시 대만을 상대로 조별예선 C조 1차전을 치른다.한국이 D조 1위를 한다는 가정 아래, 토너먼트 대진 추첨 결과에 따라 이르면 8강에서 남북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