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구본길 "4연패 도전 영광…중국에 압도되지 않겠다"

단체전도 이기면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마음 내려놨다"
펜싱 남자 사브르의 간판 구본길(34)이 아시안게임 4연패의 꿈을 안고 중국 항저우에 도착했다.구본길은 22일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첫 번째 대회 때보다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설레기도 하고 떨린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는 구본길 개인과 한국 펜싱이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대회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이미 아시안게임 펜싱에서 유일하게 '개인전 3연패'에 성공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을 자체 경신할 수 있다.

또 단체전을 포함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5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 단체전까지 우승할 시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현재로선 수영의 박태환과 승마의 서정균, 양궁 양창훈, 펜싱 남현희, 볼링의 류서연이 각각 6개로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구본길은 부담감을 잊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왔다"는 그는 "4연패라는 것은 사실 16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킨다는 것인데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려운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응원해주시는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2010 광저우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그는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를 경계했다.

당시 구본길을 비롯한 남자 대표팀은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 44-45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구본길은 "중국이 세대교체가 돼서 (기량이) 올라오는 추세고, 텃세도 있기는 있다"면서 "관중도 그렇고 압도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잘 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몸 상태를 묻자 "오기 전에 햄스트링을 다치긴 했는데, 핑계 대고 싶진 않다"며 "경기 당일까지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구본길은 오는 23일 개회식에선 수영의 김서영과 기수를 맡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낙점이다.

지난 40여년 간 하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기수를 맡아본 인물은 핸드볼의 전설 윤경신과 구본길이 '유이'하다.

구본길은 "가문의 영광이다.좋은 기회를 주신 만큼 꼭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