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사건' 학부모 직장에 항의 빗발…"엄중 처리" 사과

사진=MBC 뉴스화면 캡처
경찰이 2년 전 숨진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의 근무처인 서울의 한 지역단위 농협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지역농협은 22일 사과문을 통해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전날 경기도교육청은 2년 전 숨진 이영승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학부모 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친 일로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반복적인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휴직하고 입대한 이 교사에게 지속해서 학생 치료와 관련해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연락했다. 결국 이 교사는 사비로 8개월간 총 400만원을 학부모에게 입금했다.

이후 이 학부모가 서울의 한 지역 농협에 근무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해당 농협의 홈페이지에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쇄도했다. 결국 이 지역 농협은 게시판을 폐쇄하고 지난 19일 해당 학부모를 대기발령 했다.

한편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교사가 학부모 강요에 의해 치료비를 지급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