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임도헌 배구 감독 "드릴 말씀이 없다…실력 부족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하기도 전에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와 마주한 남자 배구대표팀의 임도헌 감독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임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경방성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12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세트 점수 0-3으로 패했다.이겨야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던 한국은 7∼12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래 61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 연속 대회(14회 연속) 메달 기록 중단이라는 처참한 결과가 한국 대표팀을 기다렸다.

임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우리의 실력이 이 정도"라며 "정말 앞으로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바닥에 떨어진 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단시일 내에 풀리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임 감독은 "전광인(현대캐피탈)의 발목도 좋지 않았고, 정지석(대한항공)도 항저우에 와서 컨디션이 떨어졌다"면서도 "이런 얘기는 다 핑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좌우 날개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인도, 파키스탄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 미들 블로커진이 취약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짚었다.

허리 디스크 증세에 가까운 통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한국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은 이날도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공격과 리시브 능력을 겸비한 전광인은 부상 탓에 상대 벽에 때리는 일이 잦았다.

왼쪽 날개가 사실상 맥을 못 추다 보니 한국의 공격은 균형을 잃었다.

한국은 이날 2세트까지 파키스탄 공격을 한 번도 블로킹으로 차단하지 못해 졸전을 자초했다.그 사이 파키스탄 블로커에는 8점이나 헌납했다.

임 감독은 "기본적인 디펜스를 포함해 우리 선수들이 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고립된 프로배구 2023-2024시즌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10월 14일 개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