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숫자로만 기억되지 않게…" A매치 150경기 앞둔 '전설' 지소연

A매치 출전·득점 모두 '최다 진행형'…"물러날 땐 물러나더라도, 좋은 영향력을"
아시안게임만 5번째·최고 성적은 동메달…"마지막일지도 모르니 결승 가고파"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갔을 때 고등학생이었는데…"
'언제 적 지소연'이냐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 여자 축구는 지소연(32·수원FC)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생애 5번째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서도 '클래스'를 뽐내는 그가 '150번째 A매치'라는 금자탑을 쌓는 대회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꿈꾸고 있다.

지소연은 22일 중국 원저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 선발 미드필더로 출전, 후반 14분 프리킥으로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뽑아내며 3-0 완승에 기여했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때린 프리킥이 절묘하게 상대 수비를 피해 날아 들어간 이 골로 지소연은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을 68골로 늘렸다.조소현(버밍엄시티)과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1위를 달리다가 단독 1위가 된 149번째 경기에서 나온 것이라 지소연에겐 더 의미가 있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지소연은 골에 대해 "계속 기회가 있었는데 성공하지 못해 한 번은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얀마를 밀어붙이면서도 골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프리킥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싶었는데, 운 좋게 들어갔다"고 자평했다.

A매치 출전과 득점 기록에 관해선 "제가 국가대표 생활을 17년째 하고 있는데, 이제 대표팀에 17살인 선수도 들어온다"며 "'고인 물'이 됐다"고 멋쩍게 웃었다.이제 한 경기만 더 뛰면 그의 A매치 출전 수는 150경기를 돌파한다.

25일 필리핀, 28일 홍콩과의 조별리그 경기 중 달성될 공산이 크다.

지소연은 "이제 기록은 숫자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숫자로만 기억되는 선수가 아니라,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제가 물러날 땐 물러나더라도,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모범이 되는 선배로서 마지막까지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2006년 10월 피스퀸컵에서 만 15세로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르고 그해 이어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15세 293일)으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던 지소연은 이번 항저우 대회까지 아시인게임만 5번째 출전했다.

도하부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치르면서 최고 성적은 지난 세 차례 대회에서 연이어 목에 걸었던 동메달이다.

이는 한국 여자 축구의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아직 결승의 벽을 뚫지 못했다.

지소연은 "저나 다른 언니들에게 마지막일 수도 있는 아시안게임이라 매 경기가 소중하다.

5번째 도전인데, 이번엔 정말 결승에 한 번 올라가고 싶다"며 "올여름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기에 명예 회복을 하고 싶고, 선수들이 자신감도 얻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아시아 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이번 경기에서 미얀마가 내려설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했음에도 애를 먹었는데, 우리가 더 세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