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총리에 "방한 진지하게 검토…한반도 평화에 노력"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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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와 항저우서 첫 양자면담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자 "시 주석이 먼저 방한 언급"
북러 군사협력 관련 中 입장 표명 없어
한일중 정상회의엔 "적절 시기 개최 환영"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엔 "진지하게 검토"
정부 고위 당국자는 시 주석이 이날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한 총리와 가진 양자 면담에서 통역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다.이 당국자는 시 주석이 먼저 자신의 방한 문제를 언급했다면서 "(이는) 본인이 먼저 방한할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시 주석 방한이 오랫동안 연기됐다"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첫 회담을 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간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총리와 시 주석은 시 주석의 방한 외에도 한반도 문제, 한일중 정상회의, 양국 경제, 산업, 문화 및 인적 교류, 아시안게임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시 주석은 이날 한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설명하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달라"고 요청하자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중국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면담 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와 남북 양측의 화해, 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작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내놓은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우리의 경제·정치·군사적 조치의 동시적·단계적 이행을 통해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다.
한 총리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정세와 공급망 불안정 등 다양한 도전과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규칙·규범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코자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좋은 이웃으로서 앞으로도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한국이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 "적절한 시기에 개최를 환영한다"고 말했고, 이에 한 총리는 "내주 개최되는 고위급 회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거쳐서 조속히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중국 측 지지를 요청했고, 중국 측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장 차관은 전했다.이밖에 시 주석은 "한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대회 성공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체육 강국인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양국 경제협력이 한중관계 발전의 주요 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산업 협력과 공급망의 안정적인 관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등에서 협력하는 한편, 문화·인적 교류 증진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장 차관은 전했다.이날 양자 면담은 오후 4시 26분부터 5시 52분까지 약 26분간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시 주석과 한 총리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리는 작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대면했으나 정식으로 면담하지는 않았다.
한국 최고위급이 시 주석을 만난 것은 작년 11월 발리 G20 당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달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과 중국 권력 서열 2위 리창 총리의 회담 이후 16일 만에 한중 최고위급의 공식 면담이기도 하다.장 1차관은 "한 총리의 이번 방중은 대한민국 총리로서 4년 반 만에 이뤄진 방문이며 코로나19 이후 우리 정부 최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이라며 "작년부터 이어져 온 양국 최고위급의 소통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교류로 이어져 나가는 뜻깊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