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나흘째 크림반도 공격…러시아는 동남부 일대 공습(종합)

우크라 "러 고위 지휘관 숨지고 수십명 사상…대공미사일·포병부대에 타격"
러 "우크라군, 도네츠크·자포리자 등지에서 한 주간 3천600명 손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일대에 대한 미사일 공습을 나흘째 이어갔다. 러시아는 자포리자 등 남동부 전선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크림반도 도시인 세바스토폴의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23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또다시 세바스토폴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러시아군이 요격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파편이 세바스토폴 부두 인근에 떨어져 공습 경계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크림반도 북부 지역에서도 이날 큰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곳으로, 푸틴은 그동안 크림반도 병합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워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한 반격을 본격화하면서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일 세바스토폴 인근 흑해함대 사령부를 공격했고, 21일에는 크림반도 서부의 사키 공군기지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

특히 전날 우크라이나군은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정조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흑해함대 본부에 12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해 러시아군의 대공미사일 시스템 4대와 포병부대에 타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방공망이 5기의 미사일을 요격했으나 세바스토폴 시내에 있는 해군 함대의 역사적 본거지가 손상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의 공습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이 파악한 인명피해 현황은 큰 차이가 났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공격으로 러시아 해군 고위 지휘관이 숨지는 등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전날 흑해함대 본부 피습으로 군인 1명이 사망했다고 했다가 곧바로 사망이 아니라 실종이라고 정정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나흘째 크림반도 일대를 공습하는 사이 러시아는 동남부 등지에 공격을 집중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동남부 자포리자주(州)와 동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 자폭 드론 15대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14대는 격추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은 덧붙였다.

자포리자주의 우크라이나 측 행정책임자 유리 말라슈코는 "어제 러시아가 마을 27곳에 86차례의 공습을 했고 82세 민간인 1명이 포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남부 헤르손주의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주지사는 "하루 새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면서 "러시아는 드니프로강을 따라 포탄 25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한 주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격퇴하고 대규모의 병력 손실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지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동남부 자포리자주, 남부 헤르손주, 동북부 쿠피안스크 등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은 3천600명의 병력을 잃었고 탱크와 전투용 차량, 로켓 시스템 등도 다수 파괴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